2023.10. 6.쇠날. 맑음

조회 수 389 추천 수 0 2023.10.23 11:47:25


학교에서는 삼거리집 나뭇가지들을 정리하고,

고래방 뒤란 창고도 어느새 널린 물건들을 제자리로 보내다.

 

남도의 김치에다 보리굴비며 옥돔이며 조기며 생선들을 싣고 달렸다.

소리를 함께하는 분이 때때마다 그리 먹을거리를 나눠주신다.

며칠 긴 걸음을 해야 할 일정.

어른의 학교가 줄줄이 있다. 몇 지역을 돌며 서로 모이는.

가는 곳에서도 잘 해먹고, 대해리까지도 가져들어갈.

잘 자고 움직인 덕에 어제는 수월한 운전이더니

간밤에는 잠 때를 놓쳐 아침 6시에야 눈을 붙였던.

해서 고단이 넘치는 길이었네.

 

소리 연습을 하고 차를 달여 둘러앉았던 아침,

마침 같이들 아는 벗이 있어 그에게 모두 안부를 묻기로 하였더라.

기차에서 전화를 받는 그였다.

어라! 저도 오늘 밤 거기로 갑니다.

먼저 가서 청소해두고 딱 기다리셔요.”

가객 승엽샘이었다.

제가 저녁에는 모임이 있구요, 끝나면 10시나 움직일 수 있을 텐데...”

내가 묵을 곳 언저리에서들에서 노신다 했네.

오늘 묵을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어른의 학교 일정이 끝난 뒤 합류해

화백과 시인과 가수 들과 밤새 풍류를 읊다.

오랜 물꼬 세월이었고,

인연들도 그리 전국방방곡곡에 이어져 있는.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그들이 또 인연 줄이 되기도.

한 생이 그리 흘러간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2020. 5.12.불날. 바람 많고 맑은 옥영경 2020-08-08 296
6493 2020. 6.23.불날. 흐려가는 하늘 옥영경 2020-08-13 296
6492 2020. 7.13.달날. 비 옥영경 2020-08-13 296
6491 2021. 5. 3.달날. 살짝 흐린 옥영경 2021-06-09 296
6490 2023. 2.19.해날. 맑음 옥영경 2023-03-15 296
6489 2024. 1.19.쇠날. 흐림 / 문바위 옥영경 2024-01-29 296
6488 2020. 5.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12 297
6487 2020. 6.24.물날. 비 / 장마 시작 옥영경 2020-08-13 297
6486 2020. 7. 4.흙날. 흐리다 겨우 두어 방울 비 옥영경 2020-08-13 297
6485 2020. 7.11.흙날. 옥영경 2020-08-13 297
6484 2021. 7.21.물날. 맑음 옥영경 2021-08-09 297
6483 4월 빈들 닫는 날, 2023. 4.23.해날. 꾸물덕거리는 하늘 옥영경 2023-05-29 297
6482 2023. 4.29.흙날. 비 옥영경 2023-06-01 297
6481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297
6480 2020. 6. 2.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98
6479 2020. 7.14.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298
6478 10월 빈들 여는 날, 2022.10.21.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12 298
6477 2022.11.19.흙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98
6476 2023. 1. 1.해날. 흐린 하늘을 밀고 나온 늦은 해 옥영경 2023-01-08 298
6475 2023. 3.2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29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