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어르신 한 분께 채소꾸러미를 건넸더랬다.
애호박국을 끓이다 생각이 나 호박 한 덩이와
마침 농사짓는 벗이 부엌에 들여 준 것들 있어 같이 한 주먹씩 싸서 보낸.
‘두근두근~
내 생애 이런 맛깔나고
정갈하며
마음실린 선물, 처음 받아봅니다.
삶은 땅콩 먹다가
우리 노부부 감격 먹습니다.
그냥,
마냥,
고맙습니다!
옥선생~ ♡’
보내오신 문자 꾸러미야말로 감동이었다.
이웃 할머니께 쪽파도 나누다.
몸이 불편해 밭에도 못가고
마당에 스치로폼 박스에 심은 ‘쪽파가 저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하시기
마침 가까운 밭의 우리 쪽파가 실해서 한아름 뽑아드렸다.
구운 쿠키도 단 것 좀 드시라 전하고.
요새 그런 생각을 한다.
먼 내 부모 못 챙긴다 한탄할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사는 곳에서 어르신들한테 잘하기.
그러면 내 부모도 누군가 그러지 않겠는지.
곁에 있는 어르신한테 잘하기, 캠페인이라도 벌일까 한다.
“통이 뭐 없을까요?”
새로 살 일은 아니었고,
당장 휘발유가 필요한데 통을 들고 나오는 걸 잊었던.
패트병에라도 넣어가서 급한 대로 쓰라시며
여기저기서 찾아내 오신 주유소 어른.
다른 때 같으면 차에 탄 채 통만 내려주었을 것인데
통을 찾느라 내렸던 참.
덕분에 이야기가 길었더라.
“**이네 집 샀다며?”
삼거리집 이야기다.
소문이 거기까지?
그러면서 죽은 이에 대해, 한 가정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전하시더라.
시골마을이란 게 아래 윗집에서 사돈을 맺기도 하고,
오랜 시간 서로를 보며 있는 일 없는 일 사연들을 알게 되고.
서로 속속들이 그리들 가까우셨더랬구나.
그 이야기를 나누며 또 서로가 더 가까워도 지고.
멀리 있는 나이 많은 우리가 뭘 하랴,
부모 보내고 서로 의지하며 사는 딸 둘에게 응원을 보내었네.
내일부터 사흘은 일찍 마을을 나서서 밤늦게까지 축제장에 있어야 하는.
난계축제, 와인축제에서 하는 부녀회장 봉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