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4.흙날. 흐림

조회 수 398 추천 수 0 2023.11.12 23:11:16


長想思(장상사); 내내 생각했습니다.

今何如(금하여); (지금) 어이 지내시는지요?’

 

처음엔 성현의 한시 長相思(장상사)인줄.

이백의 장상사도 있었네.

오래 서로 생각하다, 하염없는 그리움.

그런데 자가 생각 상이라.

날 좋았다.

비 오고 바람 분다더니 하늘이 맞춤하게 가라앉아만 있었다.

차지도 않고.

나주의 작은 사찰에서 음악회가 있었다.

오늘 음악회 주제어가 그러했다; 長想思 今何如

아름다운 글이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당신이 편안하다면 다행합니다. 저도 잘 있습니다.)’도 생각했다.

로마인들이 편지 서두에 썼다던 이 문장을

한동안 보내는 글월마다 썼더랬다.

이와이 슌지 러브레터에서 설산을 향해 외치던 여주의 인사도 들리는 듯했다.

おげんきですか. わたしはげんきです.(잘 계신가요, 저는 잘 있어요.)’

 

가객과 소리꾼들이 같이 갔다.

그곳에서 만난 악기를 다루는 이는 일찍이 물꼬에 걸음 했던 이였더라.

어디서고 언제고 만나는 사람의 일이라.

본 공연 뒤 스님들이 무대를 이어갔다.

한 스님의 노래가 인상 깊었다.

잘하셨네. ‘편안하게부르는 노래가 잘 부르는 노래라.

소리꾼이 부른 단가 사철가를 이어 스님을 비롯 여러 남성들이 또한 그것을 불렀다.

가을에 부르기 좋은 소리였네.

“... 사후의 만반진수 불여생전의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사후 만반진수가 살아생전 술 한 잔만 못하던가.

한 생이 잠깐이라.

물꼬의 그리운 얼굴들의 안부를 묻는다.

여여하시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34 2023. 5.22~23.달~불날. 맑음 옥영경 2023-07-05 290
6533 2024. 1.1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1-29 290
6532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290
6531 2020. 5.29.쇠날. 맑음 옥영경 2020-08-12 291
6530 2020. 6.25.나무날. 흐리고 간간이 비 옥영경 2020-08-13 291
6529 2020. 7. 3.쇠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20-08-13 291
6528 2021. 4. 6.불날. 맑음 옥영경 2021-05-06 291
6527 2021. 5.22.흙날. 맑음 옥영경 2021-06-22 291
6526 2022.11.12.(흙날)~15(불날). 들어가는 날과 나오기 전날 밤 비 흩뿌리다 / 제주행 옥영경 2022-12-16 291
6525 2022.11.23.물날. 는개비 아침, 갠 오후 옥영경 2022-12-22 291
6524 2022.12.16.쇠날. 꽁꽁 언 세상 / 손두부 옥영경 2023-01-06 291
6523 2022.12.29.나무날. 마른 눈 펄펄 옥영경 2023-01-08 291
6522 2022.12.30.쇠날. 흐림 옥영경 2023-01-08 291
6521 2023. 4. 2.해날. 맑음 / 푸코주의자 옥영경 2023-05-01 291
6520 2023. 1.31.불날. 맑음 / 경옥고 이틀째 옥영경 2023-03-03 291
6519 2023. 2.13~14.달날~불날. 흐리고 눈비, 이튿날 개다 옥영경 2023-03-13 291
6518 2023. 2.11.흙날. 흐림 옥영경 2023-03-09 291
6517 2023. 6.11.해날. 흐리다 소나기 옥영경 2023-07-21 291
6516 2023.12.26.불날. 맑음 옥영경 2024-01-07 291
6515 2024. 3.10.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02 29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