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4.흙날. 흐림

조회 수 412 추천 수 0 2023.11.12 23:11:16


長想思(장상사); 내내 생각했습니다.

今何如(금하여); (지금) 어이 지내시는지요?’

 

처음엔 성현의 한시 長相思(장상사)인줄.

이백의 장상사도 있었네.

오래 서로 생각하다, 하염없는 그리움.

그런데 자가 생각 상이라.

날 좋았다.

비 오고 바람 분다더니 하늘이 맞춤하게 가라앉아만 있었다.

차지도 않고.

나주의 작은 사찰에서 음악회가 있었다.

오늘 음악회 주제어가 그러했다; 長想思 今何如

아름다운 글이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당신이 편안하다면 다행합니다. 저도 잘 있습니다.)’도 생각했다.

로마인들이 편지 서두에 썼다던 이 문장을

한동안 보내는 글월마다 썼더랬다.

이와이 슌지 러브레터에서 설산을 향해 외치던 여주의 인사도 들리는 듯했다.

おげんきですか. わたしはげんきです.(잘 계신가요, 저는 잘 있어요.)’

 

가객과 소리꾼들이 같이 갔다.

그곳에서 만난 악기를 다루는 이는 일찍이 물꼬에 걸음 했던 이였더라.

어디서고 언제고 만나는 사람의 일이라.

본 공연 뒤 스님들이 무대를 이어갔다.

한 스님의 노래가 인상 깊었다.

잘하셨네. ‘편안하게부르는 노래가 잘 부르는 노래라.

소리꾼이 부른 단가 사철가를 이어 스님을 비롯 여러 남성들이 또한 그것을 불렀다.

가을에 부르기 좋은 소리였네.

“... 사후의 만반진수 불여생전의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사후 만반진수가 살아생전 술 한 잔만 못하던가.

한 생이 잠깐이라.

물꼬의 그리운 얼굴들의 안부를 묻는다.

여여하시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2020. 7.11.흙날. 옥영경 2020-08-13 297
6493 2023. 2.19.해날. 맑음 옥영경 2023-03-15 297
6492 2024. 1.1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1-29 297
6491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297
6490 2024. 4. 4.나무날. 잔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24-04-23 297
6489 2020. 5.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12 298
6488 2020. 6. 2.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98
6487 2020. 7.14.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298
6486 2021. 7.21.물날. 맑음 옥영경 2021-08-09 298
6485 2022.11.19.흙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98
6484 2023. 1. 1.해날. 흐린 하늘을 밀고 나온 늦은 해 옥영경 2023-01-08 298
6483 2023. 3.2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298
6482 2023. 5. 4.나무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23-06-09 298
6481 2023. 5.25.나무날. 먹구름 사이 말간 하늘 옥영경 2023-07-13 298
6480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298
6479 2020. 5.16.흙날. 갬 옥영경 2020-08-10 299
6478 2020. 6. 7.해날. 바람, 더우나 그늘도 / 주말은 주말을 살고 옥영경 2020-08-13 299
6477 2020. 7.19.해날. 반짝 해, 흐림 옥영경 2020-08-13 299
6476 2022.10.10.달날. 비바람 옥영경 2022-11-03 299
6475 10월 빈들 여는 날, 2022.10.21.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12 29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