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5.해날. 비

조회 수 474 추천 수 0 2023.11.12 23:12:16


한 문화연구소의 개원식에서 사회를 보기로.

어르신들이 많은 자리.

저도 아랫것들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야말로 꼬래비여 뜻하지 않게 사회자가 된.

 

연구소 소개에 이어 축하마당이 펼쳐졌다.

먼저 노래가 있었고, 가객의 마지막 노래에는 듀엣곡에 참여키도.

젊은 대금 연주자가 산조 서용석류를 들려주었고,

시낭송과 판소리 공연이 이어졌다.

공연과 공연 사이 말을 이었다. 사회자라고.

“1960년대가 인류사에서 문화가 가장 융성했던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것은 2차 세계대전을 끝내고 폐허에서 서로를 일으킨 뒤 성찰을 하던 시기였기에 그렇지 않았을지요.

민권운동 신좌파운동 여성해방운동 반전운동 같은 대항문화를 만들었던 시기, 히피문화도...

어쩌면 그 중심 혹은 배경에 포크 음악이 있었습니다.

그 문화의 맥을 잇는 이 시대 마지막 가객이라 할 음유시인의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예술의 유용성도 말하게 되었다.

밥도 안 되는 그 무용성이 정작 예술의 유용성.

사람은 밥만으로 사는 게 아니니까. 그 너머를 아는 존재니까.

오늘 우리가 모여 바로 그 예술하였네.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건강한 생각이 모이고 문화가 모이는 이런 활동들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

그러므로 이런 자리가 건사되기 위해 우리 생각을 모아보자 제안하다.

딱 거기에서 멈추면 좋았을 걸,

굳이 숙의에 대해 말하고, 나아가 화백제도까지 거론하게 된.

아쿠...

적절한 지점에서 맺기, 어려운 일이다.

듣기에 넉넉했던 어르신들이어 다행했던. 고마워라.

각 자리에서 팽주들이 차를 냈는데,

마지막에는 주인장이 팽주가 되어 모두가 둘러앉았네.

차도 예술이었더라.

 

한밤에야 그곳을 떠나 휴게소에서 눈을 붙여가며 대해리 들다.

새벽 4시가 가깝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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