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8.물날. 맑음

조회 수 408 추천 수 0 2023.11.19 23:57:16


입동이다.

얼음이 얼었다. 서리가 눈처럼 천지를 덮고 있었다.

 

카페 구겔호프를 몇 개 굽다.

케이크이기도 하고 과자이기도 하고 빵이기도 하고.

버터 풀어 설탕 넣어 섞고, 달걀 두서너 차례 나눠 넣으며 또 섞다.

거기 박력분 베이킹파우더, 원두분말 체쳐서 섞고

통헤이즐넛과 오렌지필 넣어 뒤적이다.

짤주머니의 끝을 조금 굵게 자르고(통체이즐넛이 나와야 하니까) 틀에 반죽 넣고.

너무 흔들면 안에 넣은 통헤이즐넛이 아래로 다 몰리는데,

그 말인즉 나중에 엎은 모양이 완성이니까 위로 몰려 매끈하지 않게 됨.

반죽을 넣고 나무젓가락으로 두어 번 휘 저어서 평평하게 하고 바닥에 한 번만 툭 쳐서 오븐기에.

160~190도에서 10분 굽다가 색 나면

150~160도에서 약 30분 굽기.

마지막으로 슈가파우더를 눈처럼 뿌렸네.

구운 구겔호프를 엎어 빼내고,

그 위로 로즈마리 대신 주목잎으로, 크런베리 대신 찔레열매로 장식하다.

주목에 붉은 열매 있기는 하나 씻을 때 다 떨어져버리기에.

 

덕분에 구겔호프(Gugelhuph)가 또 무슨 뜻인가 알아보았더라.

중세 말부터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프랑스 알자스와 로렌 지방들에서

결혼식이나 세례식에서 쓰였다고.

원형을 뜻하는 구겔과 맥주 효모를 뜻하는 호프가 더해진 말이라고도 하고

알자스 지방에서 쓰던 모자 Gugelhuete에서 왔다고도 하고.

어쨌든 왕관 같이 생긴 구겔호프 틀에 구워내면 다 구겔호프.

이웃에도 나누고,

가마솥방에서도 저녁밥상 뒤 차를 마시며 잘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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