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5.흙날. 맑음 / 김장 첫날

조회 수 470 추천 수 0 2023.12.05 00:01:10


아침기온 영하 8.

간밤에 절이자던배추였는데, 예보된 기온에 움츠려 하루를 미룬.

아니면 이 아침에 씻어야 했을.

바람이 없어 볕 아래는 제법 따뜻하게까지 느껴졌다.

 

브루나이에서 들어오며 밖에서 들여올 김장 장거리를 보고 오다.

학교로 들어서자마자 배추를 절이자 했는데,

어라, 낯선 이들이 맞는다.

학교아저씨 왈, 구조진단팀이 들어왔노라 한다.

오늘 온다 했다가 다음 주로 미뤄졌는데, 별다른 말이 없었건만 웬?

아니었다. 건축설계팀이었다. 전화를 안 받길래 그냥 왔다고.

지자체에서 학교 건물을 새단장하려 움직이고 있는 중.

12월 안으로 설계를 끝내기로 해서 매우 걸음이 바빠졌다지.

한 분은 이미 다른 데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던 이였더라.

공간을 둘러본 뒤 불가에서 차를 내며

쓰는 이로서 (설계에)필요한 부분에 대해 전하기도.

 

설계팀이 떠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김장 체제로.

바깥수돗가 청소부터.

학교아저씨가 배추와 쪽파를 밭에서 이미 뽑아다 놓았고,

갓은 이웃에서.

석화도 10kg 들어와 있었다.

내일 배추 건져놓고 마당에서 구워먹을 참이었다.

한 바구니 까서 저녁밥상에 굴국밥을 내놓았다.

 

소금물을 많이 만들면 그만큼 소금은 더 들어가지만

중간에 배추를 한 번 뒤집는 번거로움을 건너도 되기

큰 통에 배추를 절이고 그 위에 큰 대야에 물을 받아 눌러놓았더랬다.

염도를 12도로 맞추는데,

염도계가 있는데도 뭔가 정서적으로 달걀로 확인하는 염도를 더 선호하게 되는.

달걀이 둥실 떠오르고 동전 크기만큼 물 위로 내비칠 때까지 소금 풀기.

번번이 짤까 겁이 나고는 하는데, 결국엔 싱거워 막판에 소금을 더 치게 되는.

그래서? , 그래서 앞으로는 소금을 팍팍 쓰기로.

짜다면 잘 또는 서둘러 씻으면 되니까.

그래서! 올해 배추절임의 성과라면 소금 간에 겁먹지 않게 된 것쯤.

올해는 통통한 것들 50포기만 하리라. 하지만 역시 아쉬웠네.

게다 넉넉하게 남았는 배추였으니.

그렇게 88포기가 모두 절여졌더라.

 

기락샘은 영국과 독일로 출장 중이고,

하다샘은 응급실에 묶여 있어 올해 김장에서 빠졌다.

해서 현철샘을 더해 달랑 셋이 하는 김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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