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3.해날. 맑음

조회 수 431 추천 수 0 2023.12.13 00:46:11


겨울90일수행 중.

학교 가마솥방 앞 복사나무에 성탄볼을 달다.

스산하기 이를 데 없는 겨울의 낡은 학교라 몇 개로라도 꽃처럼.

잎 다 떨군 마른 가지였으나

그것도 나름 또 장식이 되었네.

소나무에 달던 건데,

그 소나무는 달골 아침뜨락 밥못 아래 경사지로 지난 봄 옮겼다.

소나무는 아직 살아있다.

 

달날로 착각.

농협에 들릴 일도 같이 잡아 면소재지로 나갔네.

어라, 농협마트로 들어가 물어보려 했잖여. 왜 농협은 문 닫혔냐고.

, 그래서 해날에 마트가 문을 여는 것도 알았다.

면소재지 한 찻집에서 여러 날 연락이 들어왔더랬다.

물어보겠다는 게 뭘까?

주인장이 제빵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여기도 빵집을 준비하는 이가 있는데...”

가까이 사는 이를 소개해주겠다 하니 이미 그도 아는 이였다.

그런데 선생님, 코앞에서 뭘 배운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다.

이해한다. 그럴 수 있겠지.

그렇다고 일에 매여 멀리 배우러 다니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다 물꼬가 생각났다고.

간단한 쿠키나 스콘들이 (내가)가르칠 만하지도 않고, 가르칠 것도 그리 없는.

하지만 안다, 딱 한 번만 눈으로 보면 될 걸 그게 없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오븐을 산다 한다.

며칠 뒤 살 때 선생님이 골라주시면...”

그건 내 일이 아니다. 물건이라고는 통 사지 않고 사는 사람이니.

산 뒤에 연락을 주시면 주에 한 차례쯤 건너갈 수 있잖을까 했다.

재료를 같이 사고 구워서 반반 나누면 되겠네요...”

덕분에 우리도 자주 과자나 빵을 먹게 되겠을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68
6573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58
6572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54
6571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243
6570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42
6569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40
656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40
6567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239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226
6565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218
6564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212
6563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211
6562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209
6561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206
6560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205
6559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204
6558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203
6557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200
6556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200
6555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19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