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저녁인 줄 알았다. 바람이 달았다, 12월인데.

흐린 날이었다. 이맘 때 이런 날이면 퍽 을씨년스러워지는데.

추위가 공포에 가까운 사람에게야 반가울 일이지만

기후위기는 뭔가 괴이한 현상들을 불러오고 있다.

충북 보은에서 경남 진영에서 오늘 김장들을 하는 벗들의 소식을 듣는다.

예년보다 늦어진 김장이라고 했다.

김치냉장고가 나오고부터는 더욱 일러진 김장이었더랬는데. 춥기 전에 하는.

이러다 덜컥 빠지는 바퀴처럼 기온이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까지 인다.

 

이번 계자 일정을 한 주 늦추면 어떻겠는가 하는 문의가 여럿이었다.

제도학교의 학사일정이

1월 중순까지 학기를 잇고 2월 방학이 없어지는 추세가 되면서

물꼬의 계자 일정과 학교들의 일정이 겹치는 예가 많아진.

계자를 한 주 미루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대로 진행키로 최종 결론.

(“()현진샘! 그예 외교관으로 입성하기 전 그대를 써먹겠다는 의지일세.”,

라고 농을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고. 하하)

현재 일정에 맞춰 이미 등록한 아이들도 적잖고.

일정이 겹치는 준형이는 매일 가는 학교인데요, ...’ 하며 신청을 했다.

9학년 새끼일꾼 채성이도 학기 중이지만 체험활동서를 내고 계자에 붙기로 하였고,

7학년 현준이 역시 이틀의 학사일정을 포기하고 오기를 선택했다.

 

1994년 여름부터 해왔던 계자를 2027학년도(~2028.2)에는 마무리 지으려 한다.

2027년이면 계자 33년의 세월.

? 아니다. 이후에는 또다른 형태가 이어지리.

12월은 지자체에서 교사(校舍) 리모델링을 위한 설계로 드나듦이 잦다.

'건축물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을 기본으로 한다는데,

어찌 흘러갈지 기다려보고 있다.

아이들도 자라고 물꼬도 변화를 겪고 있다, 세상이 그러하듯.

계자 아니어도 물꼬는 계속 이 자리에 있고,

우리 역시 계자 아니어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을.

다들 건강하고 아름다운 날들을 채우다 좋은 날에 만납시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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