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8.달날. 갬

조회 수 292 추천 수 0 2023.12.24 23:58:14


영하 13도의 이른 아침이었다.

화창하지는 않아도 해가 있었다. 고마워라.

바람이 잠잠했다. 고마워라.

 

아침수행을 끝내자마자 아침뜨락으로 향했다.

달못부터 갔다. 비가 많아 달못 물관 밸브를 열어두었던.

달못의 물은 밥못으로부터 흘러온다.

밥못은 골짝에서 모여 바닥으로 스며드는 물이라.

밥못 수위가 제법 낮아져 있었다.

달못의 밸브를 잠갔다.

아침뜨락을 걸었다.

눈 덕에 짐승들 드나드는 발자국들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멧돼지와 고라니의 잦은 만행이 있다.

헤집어 놓은 땅이나 망가진 꽃들을 세우며 야속해 하다가도 

큰비라도 내리거나 이런 언 날들이면 또 그들을 애처로워한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나는 내 삶을 산다. 

 

삼거리집에서 김치 두 통을 꺼내다..

올해는 김치가 금세 준다. 겨울 반찬에 이만한 게 없기도 하거니와.

출입문 안쪽 문의 손잡이 둘레를 닦아내고.

여기도 기름 때 절여 있어 닦는다 정도가 아니라 아주 박박 씻어내듯,

그 사이 전선 연장선 두어 개도 기름 때와 먼지를 닦고,

북쪽 현관유리문에 뽁뽁이도 붙이다.

 

저녁답에 현장일을 마친 현철샘 등장.

기다리는 일을 하나하나 같이 넘어뜨리기.

학교의 욕실 수도꼭지 하나 문제여 풀고 닫고,

교무실에 놓던 연탄난로가 삭아 이번 겨울에는 석유난로를 쓰기로 했던 바

그게 또 제대로 작동치 않아 확인했다.

오래 쓰지 않아 시작버튼이 쉬 되지 않았던. 고쳐야 하는 건 아니었다.

다음은 된장집 현관문. 손잡이가 밖에서는 돌아가고 안에서는 안 되는.

오래 썼다. 갈았다.

삼거리집으로. 사다리를 가지고 가서 같이 태양광 줄전등을 창고에 하나 달았다.

뒤채의 보일러실 틈에다 폼을 쏘아 메우다.

그 안의 수도를 녹이니 앞채의 얼어있던 수돗물이 나왔다.

삼거리집의 수도는 '뒷채-뒷채 보일러-앞채 보일러-앞채'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햇발동으로.

간밤에 달골길 꼭대기 굽은 길 눈을 쓴 덕분에

차가 오를 수 있었다.

아침에는 계곡에 둔 차까지 걸어 내려왔던.

햇발동 보일러실로. 심야보일러 차단기 가운데 위쪽 두 개 교체.

6개 중 위의 세 개는 앞의 구조물을 해체해야 갈기가 수월한.

 

오늘 계획했던 가운데 하나만 놓쳤다.

삼거리집 앞채의 뒤쪽 현관문에 커튼봉을 다는.

커튼을 만드는 거야 다른 날에.

벽을 전체로 가릴 3미터 짜리 면 커튼은 있으나

그보다는 2000*1800의 창을 가리는 쪽으로 커튼을 만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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