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31.불날. 안개비

조회 수 1034 추천 수 0 2006.02.02 11:57:00

2006.1.31.불날. 안개비

오른쪽에 눈꼽이 범벅되어 눈꺼풀이 떼지지도 않겠더니
다래끼가 용케 비껴가나 봅니다.
운전도 할 수 있겠다 하고 김천 시내에 잠깐 나갔는데,
그만 해가 져버렸지요.
"연탄불 꺼졌겠다."
"엄마는 그게 걱정이야? 나는 닭들이 더 걱정인데..."
후다닥 닭장부터 달려갔습니다.
"뭐가 다녀갔나 보다."
족제비나 삵이 다녀라도 갔을까요,
한 녀석은 저들 지붕 위에 있고 다른 녀석은 울을 나와 있습니다.
좇아가 잡아서 넣긴 했는데,
지붕에 있는 녀석은 도대체 내릴 기미가 뵈지 않았지요.
마침 큰 마당 한켠 대나무장대가 생각나 낑낑대며 끌고 와서는
저 너머에서 툭 건드려봅니다.
그제야 서둘러 집을 들데요.
"세 봐야지 않어?"
"다 맞아요."

품앗이 승현이삼촌이 연락이 닿지 않아 애가 닳았던 모양입니다.
싱가폴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물꼬를 소개시켜주고파서
이번 주말 하룻밤 일정으로 같이들 내려오겠다고
메일도 보내고 전화에 음성도 남겨놓고 했는데,
오늘 겨우 소식을 전할 수 있었지요
(사택 전화도 불통이고...).
이번 주말이면 2월 3-5일인데,
마침 2006학년도 입학 마지막 절차인 가족들살이가 있으니
아무래도 어렵지 하구요.
"우리도 안타깝다고 꼭 전해주소. 곧 봅시다."
지치지 않는 그의 열정과 관심,
물꼬의 큰 힘이랍니다, 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3885 5월 빈들모임 닫는 날, 2011. 5.29.해날. 맑음 옥영경 2011-06-09 1026
3884 2010.11.20.흙날. 맑음 옥영경 2010-12-06 1026
3883 2010.10.27.물날. 된서리 옥영경 2010-11-10 1026
3882 2010. 9.24.쇠날. 비로소 둥근달 옥영경 2010-10-05 1026
3881 2010. 9.11.흙날. 비 옥영경 2010-09-18 1026
3880 2010. 2.28.해날. 보름달 오르다 옥영경 2010-03-17 1026
3879 2007. 7. 6.달날. 후덥지근한 속에 마른천둥, 그리고 밤비 옥영경 2009-07-16 1026
3878 2006.1.18.불날. 맑음 옥영경 2006-01-20 1026
3877 2012.11.28.물날. 봄바람 같은 옥영경 2012-12-12 1025
3876 2012. 9.25~26.불~물날. 상현달도 보름달빛 옥영경 2012-10-21 1025
3875 2012. 8.26.해날. 역시 쨍한 옥영경 2012-09-11 1025
3874 2012 여름 청소년 계자 닫는 날, 2012. 7.22.해날. 소나기 옥영경 2012-07-28 1025
3873 2012. 6. 7.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2-06-12 1025
3872 2010.10.17.해날. 맑음 옥영경 2010-10-26 1025
3871 2010.10.12.불날. 맑음 옥영경 2010-10-26 1025
3870 2010.10. 2.흙날. 흐리다 저녁 비 옥영경 2010-10-11 1025
3869 138 계자에서 아이들로부터 물꼬가 받은 찬사 가운데 셋 옥영경 2010-08-09 1025
3868 2009. 5. 6.물날. 맑음 옥영경 2009-05-14 1025
3867 154 계자 닷샛날, 2013. 1.1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3-01-17 1024
3866 2012 겨울 청소년계자 닫는 날, 2012.12.23.해날. 맑음 옥영경 2012-12-28 102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