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달날. 흐림

조회 수 430 추천 수 0 2024.01.08 17:14:45


새해다. 신비감이 든다. 우리 삶이 또 어디로 흐를 것인가.

오늘도 괜찮았고, 내일도 괜찮겠거니,

그렇게 어제를 보냈고 오늘을 맞았다.

 

새해 첫 전화가 들어왔다.

소영샘이었다.

지자체에서 준비한 농업교육을 받을 적 진행팀에 있었던 그를 만났고,

물꼬에서 묵어간 적도 있었다.

10년이 흘렀다.

그 사이 혼례를 올리고 아이를 낳고,

그때는 몰랐는데 아이 키우면서 물꼬 귀한 줄 알겠더라고.

그러는 중 병원에서 하다샘을 만나기도 했더라나.

새해부터 작은 후원을 하련다고 했다.

젊은 날부터 이미 여러 곳에 그리했던 그였는 줄 안다.

선물처럼 응원처럼 논두렁이 돼주었다.

올해도 열심히 살아보겠다, 하하.

 

명상돔에 출입문 양쪽으로 신발장을 놓았다; 철제 조립품.

아이에게 나무로 상자처럼 쌓아서 쓸 수 있는 책장을 대여섯 개 만들어준 적 있는데,

햇발동의 시방에 있는 그것을 책을 치우고 신발장으로 쓸까 하다가

마침 용도에 맞춤할 걸 발견.

기락샘과 한단과 끼워 맞춰 놓았다.

떡국을 먹고 나가 한 새해 첫 일이었다.

 

계자 준비위가 본격적으로 계자를 위한 걸음을 바짝 하는 달날.

여행자보험과 글집으로 시작하는 주간인데,

휴일이라 하루를 잡아먹고 가네.

이미 간밤에 하다샘이 손을 덜어주려 명단은 정리해 주었다.

학교로 내려가다 삼거리집에 들렀다.

동쪽 창 아래 모래와 강에서 가져온 돌(이라기보다 돌덩이?)이 있었다.

벽을 기대 돌을 반원으로 잇고, 그 안으로 모래를 펴니

아주 작은 꽃밭이 되었다.

하지만 꽃이 없는 겨울, 거기 달골 햇발동 앞 데크에서 커다란 빈 화분에 흙을 채우고

플라스틱꽃을 한아름 담았다.

그 곁에 등을 손에 든 인형을(철수와 영희)을 세웠네.

유리병 주전자도 두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다시 일터가 있는 생활집으로 돌아가던 하다샘과 기락샘이

삼거리집 앞채의 서쪽 마당에 널린 물건들을 창고로 보내주고 갔더라.

여기서 일을 하고 자란 하다샘은

학교아저씨가 미처 못한 학교 마당에 널린 것들도 한바탕 죄 훑어서 치워주고 갔다.

 

173계자 학부모방이 꾸려졌다. 여느 때처럼 수진샘이 맡았다.

아이 스물과 어른 열(새끼일꾼 포함)이 함께한다.

삼거리집을 개방한다 전하다.

마을 주차장에서들 기다리시며 화장실도 쓰고

일종의 대기실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지.

좀 데워둘 것.

 

2월에 3주 정도 있을 인도행 계획이다.

한 계획공동체와 아쉬람, 그리고 한 성자가 수행한 산에서 보낼.

물꼬의 한 학년도 마지막 일정은 2월 어른의 학교(혹은 빈들모임).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올 학년도는 이 일정을 건너뛰기로 결정하다.

하여 오늘 한국발 인도행 표를 예매하다.

수행하러 먼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고

나를 찾으러 굳이 멀리 갈 것까지 무에 있는가 생각하며 산다.

사는 곳에서 하는 일상의 수행을 첫째로 치는.

그저 이번에 거기 이를 만한 짬을 낼 수 있겠고,

그곳에 있을 때이겠단 생각이 들었던.

그렇다면 거기 있어보기로.

학교 리모델링도 있을 새 학년도에 맞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일쯤?

이제 아들이 자라 물꼬도 돕고 엄마를 경제적으로도 지원하는 세월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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