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7.물날. 비

조회 수 278 추천 수 0 2024.01.29 23:56:37


아침수행을 끝내고 학교로 내려간다.

계자가 훑고 간 자리들을 정리한다.

옷방, 이불방. ...

이 정리들 한편에선

짐을 옮기게 될 상황 혹은 그 이상의 것들을 자꾸 셈하거나 그려보게 된다.

새 학년도에는 지자체에서 학교 건물 리모델링을 한다는데,

작년 연말 바삐 설계가 있었고,

예산 문제로 난항을 겪을 거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이런 외부 환경 속에 물꼬의 올해는 어떤 흐름일까...

이 불안정이 불편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우리 삶은 늘 그런 불안정 위에 있다.

상수보다 변수가 많은.

닥쳐오는 일을 잘 대응하면 될.

이 몇 문장을 건너며 불편은 그리 불편이 아니게 된다.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난 여러 몸에 대해 이야기 하는 기사 하나를 읽었다.

힘세고 젊고 탄탄한 근육, 신체 능력을 잘 갖춘 몸에 대한 전 사회적 열정이 있다.

어린 몸은 젊은 몸이 되었다가 늙은 몸이 된다.

살은 처지고, 힘은 약해지고, 몸의 여러 가지 능력은 떨어진다.

꼭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아니어도 몸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떨어지면 쪼그라든다.

장애, 특히 신체장애인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몸에 대해 가진 그 기대치 혹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일 테지.

생물학적으로 다른 특성을 갖고 태어난 몸,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 몸,

외부에 의해 바뀐 몸,

몸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 몸은 또한 사회적 정치적 요소 또한 들어있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부터 삶에서 맺고 이어가는 수많은 관계,

시공간에서 마주하는 것과 맞물려 사람의 몸을 이룬다.

그러니 한 사람의 몸은 너무나 당연히 그 모양과 역할이 다를 밖에.

늙은 몸은 낡은 몸이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산 세월을 담은 시간이다.

줄어들고, 감소하고, 딱딱해지고, 건조해진다; 신체 노화 현상을 줄이면 그렇다지.

몸이 품고 있는 긴 세월이 무시될 때, 살아온 과정이 아닌 현재의 결과로만 규정될 때,

늙은 몸은 낡은 몸이 되어버린다.’

과거란 그냥 우리 뒤에 있는 것이지 없어지거나 잊히는 게 아니다.

내 몸은 그 과거를 통해 남았다.

내 시간이 내 몸에 쌓인 흔적이라.

자신에 맞는 속도와 방식을 묻고

내 세월에 맞는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정신을 받치며 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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