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8~9.나무~쇠날. 맑음

조회 수 333 추천 수 0 2024.02.13 02:27:16


나무날은 6도에서 영하 8,

쇠날은 6도에서 영하 7.

낮 최고기온이 6도까지 올라도 달골 길 꼭대기는 눈이 녹지 않았다.

올라왔던 차가 안전하게 내려가려고 처음으로 염화칼숨을 뿌렸다.

그걸 쓰지 않고도 쓸어내며 관리하는 곳인데,

염화칼슘이며 염화나트륨이며 그거 다 자연에 있는 건데...”

적정사용을 넘치게 하니 문제이지 않겠냐는 하다샘.

두어 바가지 바퀴 쪽으로만 뿌렸는데, 오호, 저리 금세 보는 효과라니!

 

명절 준비란 것도 청소이겠다.

우리를 둘러싼 안팎을 가지런히 하고, 몸과 마음을 닦고. 목욕재계하고.

어떤 일의 완료란 것은 그 일을 하면서 나온 쓰레기까지 치워 주변이 깨끗해졌을 때 그리 말하는 것.

그러니 무슨 일이고들 들어와 일을 하고

여기저기 그 흔적들을 남겨놓은 거라면 끝난 게 아닌.

예컨대 전기공사를 한 뒤라면 꼭 전선 껍질이 던져져 있다거나 하는.

지난해 6월 연어의 날을 앞두고 1,2층 복도 데코타일을 떼어내고 장판을 깔았더랬다.

햇발동 현관 데크 앞, 복도 통창 아래 구석으로 데코타일이 쌓여있었다.

연어의 날이 끝나면 여름계자 준비로 바쁘고, 그러다 어영부영 다시 겨울계자가 다가왔다.

이 멧골은 10월에 들어서며 겨울 지낼 준비를 벌써 하는.

그나마 가지런히 해두어 다행했고,

이제는 봄을 기다리고 있는 일이었다.

인도에서 돌아오면 3, 그때는 또 새 학년도로 부산할 거라.

더구나 지자체의 학교 리모델링 건이 계속 대기상태.

묵은 걸 그예 걷어내고팠던.

실타래학교가 끝나자마자 할랬더니 눈 내렸다.

마침 덩치 크고 힘 좋은 아들 들어와 말을 넣었더니

오며가며 살피보고는 오늘 햇살 좋을 때 하기로.

해 좋아도 거긴 거의 그늘이지만.

바람이 조금 쌀쌀했고,

아직 물먹은 장판이었으나 말 나온 김에들 하기로.

식구들 모두 올라 마대자루를 쓰레기봉투에 넣고 그 안으로 착착.

네 자루가 나왔고, 삼거리집 창고로 일단 내렸다.

마치 하지 못한 모든 일을 다한 듯한,

비로소 묵은 해를 보내는 느낌이었네.

 

집에 아이가 태어나고 썼던 이불과 포대기가 있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라도 오면 그 이불을 꺼내 써왔기도.

이제는 버리려 한다.

마침 아들이 왔기 그 이불 위에 벌러덩 누워 기념촬영,

태어난 아이를 감싸 안았던 포대기는 채 무릎까지도 싸이지 않았다.

우리의 한 시간이여, 또 안녕.

 

식구들이 우르르 나가서 같이 설 장을 보고 왔고,

늦은 오후부터 고기를 삶고 어탕 육탕 소탕에 삼색나물에 부침개며 설 음식을 준비하고,

그 사이 저녁도 챙겨먹고,

본관 청소를 하고,

저녁부터 뒤란 아궁이에 불을 지펴놓았더랬다.

9시에는 가마솥방 불을 끄고 나왔네.

 

세금으로 새로 짓는 지방의 숱한 공공건물들을 말하며

소멸해가는 지방을 살려보려 저리 짓지만 장차 저걸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들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자신이 읽고 있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나누는 속에

그믐밤이 깊어가고 있었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494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712
6493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31
6492 5월 21일 쇠날, <오늘의 한국> 취재 옥영경 2004-05-26 1589
6491 5월 22일 흙날, 대구출장 옥영경 2004-05-26 1885
6490 5월 23일, 모내기와 아이들이 차린 가게 옥영경 2004-05-26 1648
6489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49
6488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56
6487 5월 27일, 손말 갈무리 옥영경 2004-05-31 1576
6486 5월 28일, 봄학기 마지막 날 옥영경 2004-05-31 1481
6485 5월 29일-6월 6일, 찔레꽃 방학 옥영경 2004-05-31 1622
6484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60
6483 5월, 부엌에서 옥영경 2004-06-04 1535
6482 5월 31일주, 들에서 옥영경 2004-06-04 1544
6481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143
6480 찔레꽃 방학 중의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6-04 1883
6479 "계자 94"를 마치고 - 하나 옥영경 2004-06-07 1917
6478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76
6477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2015
6476 6-8월 여름방학동안은 옥영경 2004-06-11 1620
6475 6월 7일, 조릿대집으로 재입주 옥영경 2004-06-11 146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