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10.해날. 맑음

조회 수 279 추천 수 0 2024.04.02 23:56:24


돌이 많은 물꼬의 밭들이다.

쉬엄쉬엄 밭의 돌을 줍는다.

삼거리밭도 달골 들깨밭도.

삼거리밭은 들머리 쪽으로 모으고,

들깨밭은 남쪽 가장자리로 돌을 모은다.

그것들이 또 어느 날 돌탑이 될.

 

잘 쉬는 것에 집중하는 이번 주말.

아직 내부 수업도 외부강의도 돌아가지 않고,

무엇보다 봄이 멀어 들일 또한 서둘지 않아도 되니

이참에 푹.

인도에서 달고 온 감기가 이제야 꼬리를 떼는 중.

한 소설가의 장편을 엊그제 읽었고,

오늘은 출간 후의 인터뷰 한 줄을 보았다.

삶을 열심히 살면 넘어설 수 없는 것도 넘어서게 된다.’

제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세상을 바꾼다.

국가를 위한다는 이름난 이들이 성찰이란 걸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건강한 일상이 사람을 단단하게 하고 세상도 결국 그리 변화시킨다.

언제는 그렇지 않았냐고?

언제나 그랬고, 그래왔듯 내일도 그럴 것이다.

별 수가 없어서도 그랬고, 그게 또 최선이기도 해서 그랬을.

오늘도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아침수행을 거른 대신 간간이 몸을 풀었더라.

 

무심도 하지.

수행하는 사람인데 한국에서 요가강의를 한 번 들어본 적도 없고

요가 책을 본 것이라고는 정통요가 책도 아닌 민족주의적 관점의 요가 책을,

그것도 30년도 더 전에 두어 권 읽은 게 전부인.

계약하고 시간만 흐르는 명상(요가와 뗄 수 없을)책을 올해는 원고를 좀 써야지 하고

얼마 전 도서관에서 참고용으로 들고 온 책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요가강사이기도 한 한 소설가가 자신의 요가 경험을 쓴 책.

요가를 하며 처음으로 자신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네.

그건 원래부터 자기 안에 존재하는 것이었다고.

뭐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세계와 맞서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존재자체로 충분하다고.

평범한 말도 삶을 관통하면 힘이 있다.

요가란 게 내 안에 있는 걸 발견하고 꺼내는 거라더군.

인도에서 처음으로 명상원(요가원이라고 했지만 명상이 더 중심인)을 갔더랬는데,

그 역시 이런 맥락이었더랬네.

내가 쓰는 명상서도 이런 결이지 않을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34 2012학년도 가을학기(9/1~11/30),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2-08-13 1187
1833 2월 17일 나무날 옥영경 2005-02-26 1188
1832 8월 26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5-09-11 1188
1831 2006.12.26.불날. 맑음 옥영경 2007-01-01 1188
1830 2008. 3.18.불날. 흐려지는 오후 옥영경 2008-04-06 1188
1829 2008. 6.25.물날. 맑음 옥영경 2008-07-11 1188
1828 2008.12.25.나무날. 눈발 날리다가 옥영경 2008-12-29 1188
1827 2009. 4.16.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9-04-25 1188
1826 153 계자 닫는 날, 2012. 8.10.쇠날. 비 옥영경 2012-08-13 1188
1825 7월 6일 물날 장마 가운데 볕 옥영경 2005-07-16 1189
1824 2005.12.1.나무날.흐림 / 포항행 옥영경 2005-12-06 1189
1823 2006. 9.15.쇠날. 흐림 옥영경 2006-09-20 1189
1822 2007. 2. 5.달날. 봄날 같은 옥영경 2007-02-08 1189
1821 2008.11.20.나무날. 진눈깨비 옥영경 2008-12-06 1189
1820 2011. 6. 6.달날. 맑음 / 단식 1일째 옥영경 2011-06-14 1189
1819 2011. 7. 2.흙날. 흐림 옥영경 2011-07-11 1189
1818 150 계자 나흗날, 2012. 1.11.물날. 바람 매워지는 옥영경 2012-01-19 1189
1817 9월 24일-10월 3일, 한가위방학 옥영경 2004-09-28 1190
1816 2006. 9.30.흙날. 참 좋은 가을날 옥영경 2006-10-02 1190
1815 2008. 2.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8-03-07 119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