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20.물날. 맑음

조회 수 235 추천 수 0 2024.04.09 23:53:45


춘분이다.

설은 해의 첫날이라 시작이고,

동지는 가장 짧았던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니 작은 설이면서 또 하나의 시작.

입춘은 봄이 열리니 또 시작이고,

춘분은 밤낮의 길이가 같다가 해가 더 길어지니 참말 또 시작이라.

그저 절기 따라 살아가는 나날이 삶의 승리라는 생각.

오늘도 하루를 모신다.

 

돌밭(달골 들깨밭)에 석회고토를 뿌렸다.

석회고토 같은 석회비료는 토지개량제다.

농경지의 산성토양에 알카리를 넣어 중화시켜 흙의 성질을 좋게 하는 것.

농업경영체 등록 농가에 3년에 한 번씩 무상으로 면에서 내준다.

농작물의 생육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칼슘 마그네슘 같은 식물 영양원 공급이기도 하다.

겨울철 봄비료를 뿌리기 보름 전에 주면 좋단다.

보통 석회고토 나오는 시기가 4월이라 다른 비료와 보름 간격으로 뿌린다.

우리는 창고에 쌓아놓은 것들이 있어 그걸로.

삼거리밭은 내일 뿌리기로 한다.

 

들깨밭의 돌을 주워냈다.

비 들고 나면 흙은 씻겨가고 또 드러나는 돌.

우리는 감자라 농하며 돌을 줍고 또 줍는다.

오늘도 몇 수레를 실어내고

가장자리에 쌓았다.

그것도 탑이 되련가.

경사지 너머로 밀어뜨리든, 그대로 담처럼 되든

줍고 쌓고 줍고 쌓고.

 

지느러미길 돌담 귀퉁이도 손본다.

멧돼지들이 파고 뭉갠.

무너진 돌을 긁어내고, 다시 쌓고, 널린 돌들을 줍고 쌓고.

지느러미길 물길도 잡아준다.

멧돼지들 파고 뒤집고 밟은.

끝에서부터 도랑을 파고, 끊어진 곳을 잇고, 돌을 주워내고.

 

달골을 내려오다 삼거리밭에 들린다.

밭가 소나무 하나가 산발한 머리처럼 어지럽다.

학교아저씨가 엊그제 한 번 가지를 쳤다는데,

아직 손이 더 가야겠더라.

삼거리집에 너무 붙은 호두나무 둘도 집 쪽으로는 가지를 친다.

저녁바람이 찼다. 콧물이 연신 흘러내렸다.


해질녘 톱질을 하고 나와 저녁밥상을 차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56 한 방송국에서 답사 다녀가다, 2월 20일 옥영경 2004-02-23 1588
6555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1991
6554 닷새 밥끊기를 끝내다 옥영경 2004-02-23 1687
6553 상촌면단위 모임 진출, 2월 21일 옥영경 2004-02-24 1736
6552 일본에서 온 유선샘, 2월 23-28일 옥영경 2004-02-24 1947
6551 영동 봄길 첫 날, 2월 25일 옥영경 2004-02-28 2105
6550 영동 봄길 이틀째, 2월 26일 옥영경 2004-02-28 1729
6549 영동 봄길 사흘째, 2월 27일 옥영경 2004-02-28 1636
6548 영동 봄길 나흘째, 2월 28일 옥영경 2004-02-29 1753
6547 2월 28-9일 : 영화 보다 옥영경 2004-03-04 1776
6546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059
6545 3월 1일 나들이 옥영경 2004-03-04 2090
6544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197
6543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194
6542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188
6541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491
6540 징검다리, 3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3-14 1722
6539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029
6538 옥천 이원 묘목축제,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072
6537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32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