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3.물날. 비

조회 수 330 추천 수 0 2024.04.21 15:45:39


비님 들면 멧골은 숨을 돌린다.

아직 바쁜 들녘도 아니거니와

마침 요즘 어깨를 좀 앓고 있어서 일 양을 사뭇 조절하며 움직이는 중.

간밤에 쓰고 있던 상담 답메일을 이어 써서 보내고,

 

오늘은 의대 증원 2천 명 사태에 대해 몇 편의 영상을 챙겨보다.

허언을 걸러내고 사실에 기반해서 따져보아야 한다.

기자들을 기레기라 부른지 오래다. 여전하다.

기사 좀 찾아보면 되는데, 그걸 안 하거나 모른 척 하거나 왜곡한다.

하기야 데스크의 압박이거나 제 언론사에 대한 기여거나.

담당 관료만 해도 다르지 않다.

나름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원들이라면 조금만 자료를 뒤적여봐도 알 수 있을 텐데

그걸 안 하거나 보고도 거짓말을 하거나.

그 역시 정부에 복무하느라 그렇기도.

의료 공급량이라는 것이 의사 수와 진료 행위와 진료 시간과 의료 질을 같이 살펴야.

맥락을 보고 통계를 사용해야건만 데이터를 왜곡하고,

예컨대 OECD 다른 나라에 견주면 의사 수가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데,

나라마다 의료시스템이 다르고 그래서 필요의사 수치라는 것도 전후좌우를 봐야 하건만

그저 숫자 크기로 견준다.

의사들이 다른 나라는 파업 안한다는 것만 해도 사실과 다르다.

더구나 의대증원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늘인다고 필수의 지역의에 가는 게 아니다.

의사수가 문제가 아니라 배치의 문제.

그래서?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꾸준히 설명을 해나가면 여론도 조금씩 변화한다.‘

일본 관서외대 국제관계학 정치외교학 장부승 교수의 말이다.

 

본질은 따로 있는데 증원 2천 명 숫자의 소용돌이에 모두가 감겨있다.

당장 입시랑 직결되니 바쁜 일일 수밖에 없기도.

숫자를 좀 밀쳐두고 본질을 봐야.

정치적 프레임에 같이 갇혀

밥그릇 때문에 의사들이 저리 나섰다는 여론전에서 이미 밀리고 있는 의료계다.

서울 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숫자를 좀 제쳐두고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같이 테이블을 만들고 하나하나 미세한 조율을 하자 제안한다.

혹시 의사들이 생존과 내 이익을 높이는 데만 집중한 건 아닌가.

의사들이 좀 높이 계신 게 문제는 아닌가. 권위의식 선민의식이 좀 있지 않느냐.

국민이 있고, 덜 아프게 만드는 데 의사가 필요하다. 내려와서 관점을 보았으면.

정말 망가지지 않게 하고 싶다면 대화와 절충이, 합리적인 선이 필요하다.’

공공의 자원을 어떻게 잘 분배해서 국민복리를 증진시키고 의료이용을 효율화 할지 살피자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금 쏟아내는 정책들이

사실 그간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자고 제안했던 것들을 던지고 있는 거라지.

환자 중심, 예방 중심, 필수 중심, 1차진료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같이 하자한다.

 

의대 2천 명 증원이 의대 교육 측면에서도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충북대 손현준 해부학 교수가 발언한다.

충북대는 의대 증원 4배로 가장 많은 인원이 할당되었다. 입학 정원 200.

건물이야 짓는다손 치더라도 해부학을 가르치자면 7~8년 이 분야에서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그나마 들이려던 교수가 두셋 있었지만 다른 데서 채갔단다.

증원을 그 대학만 하는 게 아니니.

교육비 늘이는 것도 조 단위, 파생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애초 세심하게 의료계 현장과 숙의가 필요했던 문제였다.

이제는 국가에서 투자하고 대우하고 일방적으로 폭력적으로 밀어부칠 게 아니다.

한 집단을 악마화하고... 정말 빨리 대통령 이하 복지부 관료들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하는 단계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영상 말미 그의 말이었다.

 

이 사태에서 사직한 전공의 하나인 우리 집 아이는

관련해서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해 물어온다.

그는 그의 일을 하고,

나는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덕분에 연락이 부쩍 잦다. 주로 문자이지만.

이번에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근거를 말하는 글이었다.

글을 청탁한 중앙지에 실리든가, 논조가 다르다면 인터넷매체에 보내든가.

의대 증원을 하지 않아도 한국 의사 수가 꾸준히 늘었다 하고,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로 의대 증원이 환자의 건강과 경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건보료는 오르고, 보장성은 악화되며, 의료 영리화가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고.

필요 의사 추계로 정부가 제시한 세 논문이 오류가 있는데,

노인이 건강 여명이 길어진다는 건강한 고령화 효과나

의사들의 은퇴 연령이 늦어지는 것 같은 것들도 고려하지 않은 거라고.

의료 기술의 발달이 의료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고,

증원이 교육의 부실화를 낳을 가능성이 크고,

지역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거라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의문이 드는 부분을 물으면

그가 다시 글을 고쳐 보내왔다.

나는 문외한이므로 나를 이해시키면 다른 이들이 이해하는 것도 도울 수 있을 것이므로.

손을 놓지 않고

각자 처한 자리에서 뭔가를 하고 있으면 이 사태도 보다 바람직하게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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