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박윤실

조회 수 704 추천 수 0 2024.04.28 22:31:27
겨울에 들은 암진단에 참 아뜩하니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서 전이없는 제자리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한시름 놓고, 그 덕에 휴직까지 하고 나니 이참에 정말 내 몸과 마음밭을 잘 챙길 기회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옥샘과 물꼬 기운을 얻으러 내려가고 싶다는 마음이. 욕심으로는 조용히 물꼬에 들러 한밤이든 두밤쯤 푹하니 지내다 오고 싶었다. 그런데 뜻하지않게 4월 빈들에 아이 여섯과 정환샘, 그 짝꿍, 하다샘, 그 친구까지 모다 합하여 열다섯과 함께하게 되었다. 처음의 호젓한 상황은 어렵겠다 싶어 다음을 기약하려다 옥샘의 이참에 다녀가라는 말씀에 내려왔는데.. 이리 뭉친 모임이 내게 더 크고 좋은 기운을 보태어 주었다.
아침뜨락을 거닐고, 몸풀기를 하고, 백배를 해내고, 명상돔에 둘러 앉아 숨고르기를 하고.
몸을 잘 보할 물꼬밥을 먹고.
도배를 위한 밑작업으로 벽지 떼기를 신명나게 해내고, 북카페가 될 창고벽에 해질녘까지 벽화를 기어이 그려내고!
사흘 낮, 밤이었을 뿐인데 내 몸에 굳건한 힘을 가득 채워 가는 것 같다.
백배에 간절한 원을 담고, 바로 옆에서 힘을 내어 주는 정인이, 태양이, 그리고 맞은편 윤진이 덕에 백배를 거뜬히 해낼 수 있었다.
숨고르기를 하며 드나들던 생각,
나란 사람 눈앞에 세워진 목표에는 참 잘 집착하며 해내는데 멀게, 올곧게 살겠다는 삶의 목표는? 이라는 의구심에 낙담하려는 찰나 아니, 나란 사람, 그래도 단단하니 힘이 있잖아라는 자신감이 들더라는.
명상 끄트머리 '내가 그러하듯 남들도 고요하고, 평화롭고, 고통이 없고, 행복했으면'하는 원을 잃지 않으며 굳건히 살아가리라 했다.
아침마다 기꺼이 하루의 생을 맞을 것이며
힘있는 몸을 잘 건사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 사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새롭게 물꼬를 통해 엮는 좋은 인연들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
수인샘도 유민샘도 또 보고싶은!

옥샘의 응급실 투혼이 내내 마음이 쓰인다. 강건하시길!
우리 건강하게 오래 보아야지요!

하다샘의 큰 숙제, 아니 우리모두에게 중요한 그 숙제가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길 기원하며.


물꼬

2024.04.28 23:43:17
*.39.194.65

이심전심, 염화미소였더이다:)

서로 서로 

마음 뿐 아니라 실제 몸에서도 치유가 일어난 시간들이었군요.


윤실샘의 등장이 '안심'을 준 빈들이었습니다.

성실한 밥바라지 뒷배가 돼 주셨네요.

그간 계자 밥바라지로 훈련하신 덕? 하하.

잘 써줘서 고마우신 걸로:)


계셔서 고마웠고,

앞으로도 그럴 겝니다.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6월 연어의 날 봅시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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