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17.쇠날.
달골 포도밭 가지치기가 갈무리 되었답니다.
그런데,
재영이 아저씨네가 우리에게 내주었던 마을앞 황금논밭을 도로 거둬가셨는데
아무래도 엄두가 안난다며 천평을 다시 내주셨고
신씨할아버지도 이제 도저히 안되겠다며 서마지기 포도밭을 내주셨답니다.
어휴, 그 농사 어찌 다하려고
해본다는 농사부네요.
생산공동체에 대해 틀을 마련하겠다는 올해니까
마음들을 굳게 먹은 식구들이라지요.
큰 스님과 박물관을 돌고 있던 길이었지요.
"스님도 좌절하셔요?"
"평생을 하지."
"좌절 할 땐 어떡하시나요?"
"시간에 맡기지, 별 수가 있나."
아하, 그렇겠군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살지만,
사는 게 참 허무한 이에겐 뭐라고 위로하셔요?"
"넘들도 다 그렇게 살어!"
음, 그렇겠습디다요.
그래서 한 시인은 근근히 살아가는 인간세가 눈물겹다 했으려나요...
무식한 울엄마는 무식하여서
선생이 아무리 말 같잖아도(저는 이럴 때 개떡이라 표현하지요)
아이의 아름다운 기억을 위해
암말로 않고 넘어가실 겝니다.
실제 비스무레한 일을 크고 나서야 알게 된 일도 있지요.
무식한 울엄마는 무식하여서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선생을 만나서도
아이 맡긴 죄로 꿈뻑 죽으실 겝니다.
'무식한 울 엄마'야말로 제게 얼마나 큰 스승이신지...
집에 다니러 갔던 날
상범샘이랑 하고 있던 전화를 통해 일련의 사건을 설핏 들으셨던 울엄마,
단 한마디로 일갈하셨는데,
듣는 사람 기분 나쁠까 옮기지 못하지만,
얼마나 통렬하던 지요,
푸하핫!
별게 있답니까, 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