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22.물날. 눈 내리다 멎다
여독이 풀리지 않아 종일 뒹굴었습니다.
식구들은 사무실정리도 하고
신씨할아버지네서 얻은 포도밭에 가지도 쳤다지요.
새 밥알 정운오아빠는 구들을 손보고,
역시 새 밥알 김점곤아빠도 세간을 들이고
집을 이곳저곳 고쳤답니다.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마음엔 자갈이 서걱거리고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지요.
'문제'로부터 어찌 자유로울 수 있을 지요.
허나 오래야 그럴 려구요.
무식한 울엄마는 여동생이 넷이나 있었는데
끄트머리 둘이 자주 싸우면 그런 말씀을 하셨더이다.
"쯧쯧, 다 같은 쪼다리들끼리..."
가끔 몸싸움을 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도 그러셨지요.
"다 같은 쪼다리들끼리..."
어른 같은 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리 싸우지 않을 거다,
싸우고 있는 서로의 형편과 사정이 있다더라도,
그게 서로 옳다더라도,
결국 다 같은 것들이므로 그리 싸운다는 말씀일 겝니다.
바보, 멍청이라는 경상남도의 방언이라 사전은 풀이하고 있데요.
그래, 우리는, 너나없이 다 같은 '쪼다리'들이었습니다.
다 같은 쪼다리들에게 깊은 성찰의 시간이
우리 생을 다시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면
고마울 일입니다.
지혜롭다면 그리들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