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25.흙날. 흐리다 빗방울 / 풍물특강 사흘째

조회 수 1225 추천 수 0 2006.02.28 12:18:00

2006.2.25.흙날. 흐리다 빗방울 / 풍물특강 사흘째

"그리운 사람들이 여기 다시 모였네 보고 싶은 얼굴들 서로 다시 쳐다 보네
핼쓱한 얼굴들의 주름잡힌 눈언저리 그러나 그 눈빛은 조금도 변함 없네
일렁이는 강둑바람 모진 세월 견디리니 곧고 바른 우리 뜻은 어떤 힘도 낼 수 있네
그리운 사람들이 여기 다시 모였네 보고 싶은 얼굴들 서로 다시 쳐다 보네"

'재회의 노래'를 부르며 우리는 행복해했습니다.
풍물 사이 사이 동철샘은 전통가락이 밴 노래 중심으로,
혹은 80년대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던 노래들을 가르쳐주셨지요.

아침 먹고 치고 막걸리 마시고 쉬다 다시 치고
점심 먹고 치고 막걸리 마시고 쉬다 또 치고
저녁 먹고 치다 막걸리 마시고 쉬고 치고...

"내가 못 봐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물꼬 홈피를 챙기는데..."
동철샘이 스얼쩍 막걸리를 업은 분위기를 기대고 한 마디 건네십니다.
"다 자기 처지에서 문제를 보는 거지."
물꼬를 아는 어르신들이 어떻게든 위로를 하고파 하십니다.
오늘 물꼬 풍물특강 소식을 아는 풍물계(?) 선배들과
전화 통화들을 하게 되었더이다.
"내가 전화를 여러 번 하고 싶었는데..."
그러다보면 안부를 묻게 되고
그러면 요새 시끄러웠던 일도 입에 올리게 되니
마음 더 어려울까 전화하는 걸 피하였다십디다.
에고...
두루 사람들을 불편케 해서 그게 속상하다지요.
"괘한해요."
괜찮지 않을 게 또 무어랍니다.
"이참에 홈페이지 개편도 하고 싸악 지웠 버리지?"
"아니요. 그것도 또한 물꼬의 모습이지요, 뭐."
그러게요, 눈 시퍼렇게 뜬 처마 풍경의 물고기처럼
그리 살아있어라 해야지요.
드나드는 사람들도 보고
우리는 잊었을 때도 우리들의 역사를 읽게 하고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얘깃거리가 되게,
어찌 살아서 이런 수모를 겪나, 우리를 잘 세우고 가게 두어야지요.
"볼 일 끝났으면 이제 그대의 길을 가시라!"
할 말 없는 이한테 굳이 굳이 한마디 꺼내라한다면
이 말쯤 할 수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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