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26.해날.갬 / 풍물특강 닫는 날

조회 수 1167 추천 수 0 2006.02.28 12:21:00

2006.2.26.해날.갬 / 풍물특강 닫는 날

사람들이 돌아갔습니다.
열댓이 막걸리 서 말에 포도주 한 동이(?)에 김치 한 항아리(?)를 거덜냈더라지요.
밥알 정운오아빠가 유기농으로 지은 수수를 한 가마니(사실은 커다란 봉지)나
우리 식구들 도와줘서 고맙다며 동철샘한테 주시고,
농사부에선 은행을,
가마솥방에선 포도주와 유기농시래기를 배움값으로 나누어드렸습니다.

'한 무리 속에서 내 존재가 묻어갈 수 있다는 걸 배웠다'는 논두렁 김은숙님,
'이상적인 삶으로만 생각하고 동경해왔던 모습을
꿋꿋이 실천하는 분들을 보며 부딪쳐야 한다는 용기를 가지고 간다'는
교사 생활 4년차의 예뿐, 품앗이가 될 이혜란님
(아, 그 밤 진남이의 포옹을 우리들도 받았음을 아실런지),
'심장소리 같은 북소리에 흠뻑 빠졌고
내가 누리는 것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는
품앗이고 논두렁인 소희이모,
'시끄러운 소리에 지나지 않았던 풍물'이었던 것이 같이 노는 속에 그 가치를 알았고,
이제 풍물연수를 찾아다녀야겠다는
품앗이이고 논두렁인 세이 이모,
'함께 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노래, 풍물, 이야기, 그리고 물꼬의 봄까지
가히 종합선물세트라 이름 붙일만 했다'며
'여름엔 춤으로 한 판 더 놀고 싶다' 한 품앗이고 논두렁인 현애이모,
그리고 '잘 가르쳐줘서 정말 재밌었노라'며 계절학교에도 참가해 보고프다는 민형,
'재밌는 선생님을 만나 재밌었다'던 세형이는
가끔 나와서 몰래 쏘는 활이 사실은 더 재밌어보였고,
'굉장히 싫어했던 풍물에 고만 푹 빠져버렸다'는 재형이가 있었지요.
지난 여름에 이어 다시 배운 공동체식구들은
'노는법'을 알았다고들 하였더이다.

세이이모 말대로
손수 망가져가면서 너무나 재밌게 가르쳐준 동철샘 덕분에
모두 행복했더랍니다.
풍물판을 돌아다니며 여러 어른들을 만나보았지만
가르치는 것에 관한한 동철샘 만한 분은 아주 없을 것입니다.
무식한 전문가가 많은 이 시대에 인문학을 두루 갖춘 샘은
정말 우리들에게 훌륭한 스승이셨지요.
고맙습니다!
(아, 샘이 쇠채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거기 적어주신 명심보감의 글들을 새기며 살겠습니다.
채끝에 매단 오색날개는
끊임없이 쳐라 쳐라 절 깨워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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