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3.쇠날. 맑음

조회 수 1079 추천 수 0 2006.03.04 15:23:00

2006.3.3.쇠날. 맑음

도시속작은학교에 손을 보태고 있다는 이가 찾아왔습니다.
민들레 43호를 읽었다지요.
"어, 이게 뭐지?' 했답니다.
그걸 통해 물꼬를 알았다지요.
다음 물꼬가 올린 사과문 요구의 글을 보고
간 밤,
새벽 3시까지 샅샅이 물꼬 홈페이지 글들을 읽었다지요.
"괜찮은 곳이네." 생각 하셨다나요.
그리고 찾아왔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거의 날마다 써주는 학교가 어딨냐고,
대단하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셨다 합디다.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그가 고마웠습니다.

별자리 공부를 시작한 열택샘이랑 밤하늘을 봅니다.
남쪽 하늘 별을 짚어보았지요.
아궁이 앞에서 오래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여유도 없이 살았던 세월이다 싶더이다.
"아이들 분위기 참 다르지 않아요?"
"그러게. 다들 그런 생각하는 구나..."
있던 종훈이, 신기, 신기동생 기윤이, 하다에다가
정민이와 그의 동생 효민이까지 들어와 온 동네를 돌아댕겼지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가마솥방에 모인 어른들을 뒤로 하고 저들끼리 놀겠다 곶감집에 오른다고
학교 대문을 나서는 저녁이었지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일찍 주무셔."
먼저 살았던 동네 아이 류옥하다가 그러니
다들 속닥이듯 노래 부르며 걸어갑디다.
"처음엔 물꼬가 뭔가 많이 잘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하는 양을 보면서도 그렇고, (급기야) 오늘 그 산장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어른이 없는 게지. 있다면 누구라도 '우리 이러지 말자' 해야지."
어서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던 소설의 한 인물이 떠올랐습니다.
"지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지..."
열택샘이 건너가는 길을 내다보며 다시 밤하늘을 봅니다.
그러게요,
고새 황소자리는 저만치 서쪽 하늘로 가 있데요.
이 거대한 우주에서 한 존재로 지구를 채우는 우리지요.
어느 아버지는 딸에게 자주 별을 보이셨더랍니다.
"별 일 아니란다."
어마어마한 우주를 보며,
살아가며 닥치는 문제를 바라보는 지혜에 대해 들려주셨다데요.
거룩한 우리 삶의 스승들이 어떤 길을 가라 하시는지,
또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어떤 길을 택하라 하는지
귀 기울이고 또 기울이는 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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