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22.물날. 황사

조회 수 1068 추천 수 0 2006.03.24 11:44:00

2006.3.22.물날. 황사

8:20,
아이들은 농구대 앞에서 한 줄로 늘어서서 바구니에 공을 넣었습니다.
몸풀기를 다르게 해보았지요.
20분으로 늘어난 명상을 하고
단소연습을 10분하고
사기대접을 하나 갖다 놓고 손풀기를 하였습니다.
이어진 스스로공부는
중심생각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끼리끼리 모여 했다나요.
"조릿대집에서 애기똥풀 봤어."
종훈이랑 나현이는 꽃을 찾으러 다녔답니다.
"할미꽃이 폈어요, 세 송이나."
"네. 번개네(강아지)집 옆 우리 꽃밭에요."
얼굴 보자마자 꽃 소식을 전해왔지요.
정민이랑 령이는 썩은 나무 아래 함께 있답니다.
"1년 된 장수풍뎅이 알을 발견했어요."
"저는 썩은 나무 뿌리 쪽에서 사슴벌레 애벌레를 발견했는데
정민이가 모르고 덮어버렸어요,
그래서 다시 팠는데 못 찾아서 아쉬웠어요."
대숲에 갔더니 벌써 여름인양 싶더라며
호랑나비 날고 새들 많이 뜨더라고
새가 중심생각인 승찬이에게 정보도 주었지요.
창욱이랑 신기는 새터포도밭에 가서
신기는 옆에 있는 나무를 그리고
창욱이는 포도나무를 그렸답니다.
승찬이랑 동희는 곶감집 아래 백구 새끼를 구경 가고
까치며 네 종류 새를 좇아다녔다데요.

수영을 다녀와 저녁을 서둘러 먹고는 고래방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1년 있다 맸잖아요."
"후배가 선배 덕을 이렇게 보는 거지."
3기 아이들은 장구를 바로 매고서 가락을 익힐 참입니다.
끈을 매고 푸니 시간이 훌쩍 지나
걷기만 몇 차례 하고 마쳤네요.
그래도 저녁 8시를 한참 지난 시간입니다.

어제 오후 단소 공부가 끝나고 서울에 다녀왔지요.
오늘 점심 때건지기에 맞춰 돌아오는 일정의 출장이었답니다.
광화문에서 잠시 선배들도 만났는데,
다들 목소리 높였던 80년대를 뜨겁게 통과했던 그네는
신문사에서 공인재단에서 나름대로 건강한 뜻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들의 젊은 날에 가졌던 이상을 견지하며들 사는 모양입디다.
물꼬 역시 그 역사의 한 자락을 이어간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어
어떻게든 그 길이 꺾이지 않게 하려고 마음을 써주나 봅디다.
우리 아이들도 꿈을 꾸고, 그 꿈을 잃지 않고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야, 딱표 민표!"
"어, 누나!"
대전역에서 후배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물꼬의 논두렁이기도 하지요.
순간 이 세상의 모든 기쁨이 거기 있었지요.
생각만 해도 무지 좋은 후배니까요.
몇 해가 끼고도 어제 만난 듯 했습니다.
"차 사고 났다면서?"
"어이 알아?"
"아프다더니 몸은 좀 괜찮아요? 요새 힘들어서 더하지?"
"소식 들었나 부네. 낯 뜨겁다."
"홈페이지 늘 들어가지."
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요.
"한 달 전에 지영이랑 만나서..."
위로방문 해야 하는 건 아니냐며 내려가자고들 했다나요.
"출판사는 좀 그렇더라..."
"지옥이기도 하더니
나날을 살아내느라고 어느 순간 까마득한 일이 되고는 하네."
독립해서 출판사를 열고 아홉 번째 인문학(돈 안되는?) 책을 냈다며
잘 만든 책 하나 내밀데요.
사느라 선뜻 나서서 도움을 주지 못해도
곳곳에서 열심히 사는 게 결국 서로 돕는 거겠습니다.
물꼬가 받는 사랑 또한 더할 수 없이 고마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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