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3.23.쇠날. 맑음

조회 수 1141 추천 수 0 2006.03.27 10:27:00

2006.3.23.쇠날. 맑음

어제 갈무리를 못했던 '콩이랑'시간을 다시 끌어와
얘기를 더듬은 뒤 공책정리들을 하였습니다.
가마솥방으로 자리를 옮겨
물을 담아둔 큰 대야에 두 가닥으로 된 받침나무를 걸치고
그 위에 시루가 놓았지요.
어제 불려둔 쥐눈이콩을 건져 짚을 깐 뒤
콩을 쏟아 자리를 잡아주고
물을 흠뻑 끼얹었습니다.
그리고 허드렛 겨울외투를 찾아와 뚜껑삼아 덮었지요.

아, 그런데요, 이건 비밀인데요,
글쎄 열택샘이 피아노 위에 놓였던 두루마리 화장지를
아이들이 달골에서 길어내렸던 물에다
그만 퐁당 빠뜨리지 않았겠어요.
콩과 콩나물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하던 아이들을 놓고
먼저 가마솥방에 들어섰던 제가 그만 그 사건을 들어버렸지요.
새하얀 화장지, 그거 순전히 형광물질 떡이라지 않던가요.
급히 동쪽 개울로 달려가다 표고목 자리를 손보던 정운오아빠를 만나
얼른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쉬운 대로 저 물이라도 길어 바꿔놔야겠어요."
아이들은 기어이 달골까지 또 갔다 오겠다 나설 테니까요.
그리하야 동쪽 개울물은 달골 계곡물로 둔갑하게 되었답니다.
비밀, 또 비밀입니다요.

손말로 물꼬에서 잘 불리는 노래 둘을 익히고,
넘의말 시간엔 계절이 오고가는 그림책을 들여다보고 놀이도 하다,
연극놀이로 넘어 가선 복도에서 걷기연습을 하고
손으로 마임을 해보았답니다.

유쾌하고 숨 가쁜 쇠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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