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05. 빛이 되고 싶은 날..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신앙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세례를 받는 날이거든요.
작년 겨울.. 다른이보다 더 춥게만 느껴지고 시리도록 가슴이 아파 숨쉬는것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던 그겨울.. 스스로 성당을 찾게 됐습니다.
아이에게 믿음을 갖게 해주면 세상이 정말 힘들때 찾아올수 있겠지..하는 마음이 첫째였고 이러다간 정말 마음이 다 타들어가 어떻게 될것만 같은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이 두번째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맺은 신앙과의 시간들이 이만큼 흘러 오늘 세례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에 정성스레 머리를 매만지고 성당에 들어 가는 순간부터 ..... 신부님의 말씀과 성수예식 모두..... 떨리는 마음으로 맞이 하였습니다.
성체를 모시고 묵상기도중.. 세례식때 바치는 기도는 한가지씩 꼭 들어주신다는 말씀에.... "주님... 저의 가족의 항상 건강함을 기원하며 평화를 주소서... 그리고 우리 준영이..... 주님께서 함께계시어 몸과 마음.. 정신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해주시고, 다른이들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될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전 더 바랄것이 없나이다.... 아멘..
오늘로서 그동안에 죄를 용서 받고 다시 태어나는 날이라는데.. 얼마나 죄지은 것이 많은 것일까.... 하염없이 눈물만 흘러내렸습니다. 괜스레 서럽기도 하고 아이에게 죄책감도 느껴지고 하루에도 열두번씩 계모가 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세례식은 끝났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왜 우는지... 성당은 왜가야 하는지.. 알길이 없습니다. 그냥 준영이가 젤 좋아하는 할머니가 오셨고 엄마가 게임cd를 사주신다니까 그게 너무 좋은 녀석입니다.
지금은 엄마 손에 이끌려 다니겠지만 언젠가는 가끔... 세상에 각박한 삶이 싫어질때나.. 엄마 아빠가 없는 세상에 버팀목이 필요할때면 편안히 찾을수 있겠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이 너무도 많이 필요한 내아이를 제게 주셔서..... 그러므로 겸손과 낮음을 깨닫을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다시 태어난 날 .. 본명: 아녜스 (아그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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