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로 보내려고 하다가 그냥 여기에 올리는 것이 더 의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어수선한' 예식장에서 '낭송'할 시라는 점을 고려해서 나름대로는 정말 '순화'된 표현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후배 민달이가 하는 말이, '형 시에는 피, 혈관,.. 이런 단어가 안들어간 시가 없어요' 이랬다는...)
좀 시간에 촉박하게 쫓기듯 ... 아마도 언젠가 누군가의 시집속에서 인상적인 구절들을 모아놓은 편린인 듯도 싶습니다.
꿈이 여기 있어라
- 2004년 12월 12일 상범샘, 희정샘의 결혼에 부쳐
당신의 마디 굵은 손에 묻은 꿈이 여기 있어
땅을 일구고
쓰러지지 않고 나아가면
더 좋은 날이 오리라는
많은 이웃들의 꿈도 여기 있어라
내가 먹고 사느라 정신없이 살다가도
문득 돌아보면
당신은 잠 못 들고 매미처럼 정신이 깨어서
함박눈처럼 맑은 눈의 사람들끼리
손잡고 춤추며 살아가리라는
당신과 많은 이웃들의 꿈이 여기 있어라
착하고 지혜로운 사람, 둘이 모여 가정을 이루고
그렇게 한없이 한없이 가면
환한 아침속에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모여
한 마을을 이루리라는
꿈이 여기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