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8.14-20.달-해날 / 영남사물놀이 전수

조회 수 1606 추천 수 0 2006.08.20 15:21:00
2006.8.14-20.달-해날 / 영남사물놀이 전수


달성다사농악보존회에서 대해리로 들어와
이레 동안 영남사물놀이 전수를 하였습니다.
마침 물꼬 여름 계자가 한 주를 쉬는 때였지요.
물꼬에서 하는 큰 잔치마다 걸음 하여
많은 걸 나눠주셨던 배관호샘이 해 오신 부탁이 있었는데
물꼬도 뭔가 나눌 게 있어 얼마나 기쁨이던지요.
흔쾌히 오십사하였더이다.
학교 고래방은 연습실로 쓰고
달골의 창고동은 숙소로 쓰였답니다.

대구 대곡초등 풍물반의 3-4학년 아이들이
단원 다섯과 함께 바닥이 흥건하도록 장단을 두드렸지요.
해가 진 뒤엔 어른들이 자반뛰기로 단원 전수를 겸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세 시간 연습,
낮 2시부터 세 시간 또 연습,
저녁 7시부터 두 시간 또 또 연습을 하는 지독한 일정 가운데도
대해리의 서라벌(아침 햇살이 맨 먼저 닿는 곳)인 달골에서
이른 아침을 요가와 명상으로 열었고,
하루를 닫는 밤엔 고래방에서 대동놀이 하느라 함성이 컸습니다.

물꼬에서 기른 감자와 가지 오이 고추를 나누기도 하였고
불날 저녁엔 물꼬가 밥을 내기도 하였지요.
물날 저녁은 가마솥방에서 보글보글방도 열었습니다.
떡볶이에 감자부침개,
그리고 우리밀로 수제비도 끓여냈습니다.
옛날 분식집에서나 볼 수 있는 빙수기계를 꺼내
이틀은 팥빙수도 만들어 먹었지요.
너무나 더웠던 어느 낮은
마을 앞 계곡 물꼬 ‘원래 수영장’, ‘달골 수영장’을 거슬러
‘물꼬 폭포’까지 올라 몸을 다 적셨더랍니다.
흙날 저녁엔 그간의 기량을 고래방에서 한 판 펼쳐보였는데
마침 8월 밥알모임을 위해 모인 모든 물꼬 식구들이 객석에 앉았더랬지요.
전율!
홍정희엄마랑 전승경고모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이금제엄마는 그예 눈물을 보였습니다.
“물꼬 아이들의 후일을 보신 거예요.”
이번에 도움꾼 아닌 도움꾼으로 들어가
아이들 속에서 어깨너머로 영남사물놀이 가락도 받았거든요.
지금은 풍물(농악)만 하고 있는 물꼬 아이들과
사물도 해볼 참이랍니다.

정은, 연실, 민지, 민혁, 우영, 성규, 민영, 정용, 명문, 범수,
이 아이들의 애씀도 애씀이었지만
스물 네댓 살의 단원들인 혜진샘 성훈샘 성근샘 재철샘이 만드는
단원노릇 뒷배노릇이 만드는 풍경을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물꼬 품앗이(자원봉사)일꾼들만 그러는 줄 알았더니
이 젊은이들 또한 참으로 훌륭한 자봉들이었지요.

농사 다 지어놓고
멧돼지며 산짐승들 노략질이 심하던 때에
한 주는 코빼기도 뵈지 않았다는 마을 사람들의 전언이 있었답니다.
밤낮으로 울려대는 가락에 모두 물렀던 거지요.

돌아가는 점심,
가마솥방에서 짜장밥을 나누었습니다.
달골 포도도 나와 이 여름 첫인사를 하였네요.

아름다운 대해리의 시간이었더이다.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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