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풀린다.
일이 하고 싶다.
땅이 말랑말랑하다.
바람이 불어도 차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복을 벗어던졌다.
마당 샘가에서 빨래가 하고 싶다.
황매화 꽃눈이 한참 삐죽삐죽 돋아나고 있다.
참꽃 꽃망울이 제법 커졌다.
버들강아지가 많이 옷을 벗었다.
진눈깨비가 푸지게 내린다.
비가 왔다 눈이 왔다~ 정신을 못 차린다.
얼라들은 마당을 온통 진창으로 만들어놓았다.
함정을 만든다고 구덩이 하나 파제끼고 살짝 위장물로 가려놓았다.
뉘 빠트릴라꼬??? 또 엄마냐??? 만만하냐???
또 구덩이 파놓은 곳엔 물이 흥건하다...
니들 또 올챙이 키울라꼬 그러냐???
꼬맹이~
이웃 손자녀석이랑 엄마장화 신고 논도랑에 가서
온통 진흙칠갑을 하고 놀았나보드라...
몸이고 옷이고 진흙덩이가 하나 걸어오드라...
이웃 밭에 냉이캐는 할매...
우리도 캐게 좀 냄겨놔유~~~~
겨울상추는 아무도 탐내는 이도 없고 맛도 없고~
천덕꾸러기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소한테 다 상납해야겠다.
고추씨 파종을 해야하는데
이웃들은 다 한 모냥이라~~
아침저녁 부산하게 하우스 문 열고 닫으러 다니는걸 봐서는...
고추심을 철 가면~ 모종이 장에도 많이 나고
머 모종없어 못 심지는 않을꺼라~~
날도 풀리고 몸도 풀리니
집안에 쳐박혀 있기가 싫다.
하루종일 마당으로 밭으로 축사로 온통 돌아댕겼다.
마을 어느집에선 호박죽해놓았다고 할매들 청해다 노셨나보드라~
잘들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