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상범, 김희정입니다.
쇠날 저녁에 학교서 나와, 지금 달날인데, 아직 서울입니다.
오늘 수원 산안마을에 들어가려 했으나,
학교를 나올 때 너무 정신없이 나오고
(밤새 기획서 쓰고 2시간 만에 짐싸고...)
필요한 일들을 다 못 챙겨서
하루 늦어졌습니다.
내일 오전에 산안마을에 들어갑니다.
늘 가는 사람들 배웅만 하다가,
다른 이들 배웅을 받으며 학교를 나왔습니다.
혜린이 아버님의 며칠에 걸친 송별회도 있었구요,
한나샘, 성준이, 성빈이, 은주샘, 하늘이, 남순샘, 혜린이, 규민이의
배웅을 받았습니다.
버스를 놓쳐 재홍이 어머님이 차를 태워주셨습니다.
말없이 쳐다보던 혜린이의 표정도 자꾸 떠오릅니다.
학교를 나와, 성길 씨네 포도밭을 돌아 내려가는데
익숙치않고 서걱거리는 느낌들이 내내 저를 감쌌습니다.
물꼬에 있는 7, 8년 동안에
일순간도 떠남의 느낌이 없었던지라,
긴시간(10개월)의 떠남이 저를 참 막막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차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저를 학교와 격리시키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믿음이 있습니다.
학교의 모양새가 어떻게 되든,
최악의 순간에서도 늘 최선의 길을 찾아냈듯이,
사람의 손이 참 많이 필요한 공간에서,
두 사람의 빠짐이 단순히 손이 비는 것이라해도, 큰 타격이 되겠지만
잘 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다른 걸 다 쳐내더라도,
아이들만은 잘 지켜질 것이라는 것을요.
우리 아이들 또한 그러하리라는 것두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옥샘 말씀처럼,
얼굴에 광채가 번쩍번쩍 나서 돌아갈 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돌아보고,
잘 비워서
돌아가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아이들, 많이 보고싶을 겁니다.
2005. 3. 7. 달날
신상범, 김희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