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의 세월이 흘렀다.

인삼밭을 논으로 바꾸어 작년 가을에 첫 수확을 했고,

포도도 저농약으로 재배하여 이제 2년차로 접어들었다.



논둑이 없던 인삼밭을 밥알들의 손과 발이 논둑이라는 큰 공사를 완공시켰다.

논에 물을 가두는 것을 성공시킨 것이다.

엄마들의 힘은 실로 엄청났다.

맨손과 맨발로 그렇게 긴 논둑을 만들었으니,,,,,

아빠들은 큰 수로 공사인 보를 손보고 논에 물믈 대는데 성공시켰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보라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경운기에 로터리를 장착하고 무(물)논을 다니기 시작했다.

"과연 모를 심을 수 있을까?"

마음먹고 시작하면 못하는 일이 없음을 느꼈다.

물이 고루 고루 들어차고, 넓은 호수로 바뀌었다.

그 기분을 누가 알겠는가?

이래서 "인간은 위대한 동물이다."라고 하는가 보다.

사실 물꼬가 내게 경운기로 써래질 하는 것을 가르쳐준 것이다.

10년을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 트랙터로만 써래질을 했으니,,,,,,

지금은 트랙터를 관뒀지만 그래도 내겐 "트랙터 김"이라는 애칭이 있다.

그정도로 트랙터에 대해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었는데,,,,,



전날 오후부터, 또 이른 아침부터 2차 써래질에 들어갔다.

아침 식사를 하고 밥알들과 샘들이 드디어 모심기에 들어갔다.

모판을 떼어내고, 못줄이 펼쳐졌다.

20년 전의 모내던 시절을 회상하며 일장연설로 교육을 끝내고,

못줄에 매여진 붉은 실의 표시에 따라 모가 하나, 둘 심기기 시작했다.

못줄을 본 것도, 손으로 모를 심어본 것도 20년이 넘었지 않은가?

이렇듯 물꼬가 내게 많은 과거를 회생시켜주었다.

물론 대부분의 밥알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논에 들어가 보았으며,

논둑하기, 모판 떼어내기, 모심기 모두가 처음이었으니,,,,,



아이들이 손수 요리한 부침개와,

밥알과 샘들이 날라주는 물꼬의 새참과 막걸리,

손으로 모내기 하는 모습을 내내 지켜봐주시는 동네 주민들,,,,,,

오후에 합류한 교장샘,

점점 일손이 익어가서 작업은 빨라지고,

중간 중간에 벌어지는 진흙던지기의 전투 속에 그렇게 모심기는 끝이났다.



대한민국 어디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까?

그래서 올해는 좀 더 프로그램을 수정해서 "모심기 축제"를 해볼 요량이다.

작년에는 아이들이 논에 들어가서 모심기를 하지 않았는데,

올해에는 아이들과 샘들, 밥알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물꼬의 농사는 농사라는 그 차체보다는 함께하는 노동이며,

살아가면서 자연을 배우고 익히는 현장 체험 학습인 것이다.



전번주에 가서 논을 갈아 놓고왔다.

경운기로 논을 가는것 또한 처음이 아닌가.

비는 오려하고, 쟁기질은 처음이고,,,,,,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논갈이는 끝이났다.

이제 갈아진 논에 잡초들이 죽으면,

논물이 채워지고,

논둑이 형성되며,

써레질이 될 것이며,

모두의 모심기 축제장이 될 것이다.



김경숙

2005.04.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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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때 꿈이 아이들 한 다스(12명) 나서 농촌에서 농사 짓는 거 였었는데....
그 꿈이 가슴에 있을 때 해마다 농촌 활동에 나갔어죠.
그 때가 언제였는지... 가물 가물하네요.
논 바닥에 맨발로 들어가면 그 미끈 거리며 발가락 사이로 삐져 나오던 흙의 감촉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밭에서 김 매다 햇빛에 쓰러지기도 하고...
그래도 정열이 있어 마냥 행복했었습니다.
모처럼, 정녕 순수의 시대를 기억하게 되네요.
축제의 모내기가 푸르름에 지치고 황금 들판이 되어, 다시 축제의 마당이 되길 멀리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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