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선포문>
최악의 쌀협상 국회비준 반대와 경북 전지역 나락적재돌입 농민투쟁선포문
지금 들녁 곳곳엔 수확을 앞둔 벼들이 추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땅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은 없고 오로지 억울함과 분노만이 치밀어 오를 뿐이다.
쌀 개방의 우려때문에 쌀 값이 20% 이상 폭락하고, 쌀을 출하조차 할 수 없는 쌀 대란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녁 농민들의 긴 한숨소리를 아직도 정부와 국회는 듣지 못하고 있다.
지난 쌀협상 결과 국내농업과 식량문제에 끼칠 영향도 제대로 파악도 하지 않고 있으며, 더구나 쌀 이외의 품목까지 수입하기로 한 이면합의는 농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생산 현지의 쌀값 폭락사태는 농민들에게 충격과 허탈 그 자체이다. 작년까지만해도 농민들은 정부의 수매가격을 통해 쌀값을 예측하였으나 수매제가 폐지된 지금 그런 기준도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제 쌀값이 얼마나 떨어질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정부의 쌀대책은 홍수출하를 부추겨서 쌀값 폭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쌀수급조절기능을 담당해온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수입개방대세를 앞세워 시장에 내맡기고 있다. 그것이 공공비축제이며 쌀 협상에서 미국쌀에 대한 시장 점유율 28% 보장인 것이다.
지금 정부가 제시한 공공비축제 수매가격은 1등급(조곡 40kg) 47,350원이며 여기엔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쌀값은 40,000원에서 43,000원에 그치는 눈속임용 정책이며, 목표가격 17만원은 생산비조차 반영하지 않아 오히려 쌀값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런 실패한 쌀협상에 대해 국정감사와 결과보고서를 비롯한 대책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통과를 강행하려 하니, 도저히 그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식량문제를, 그것도 주식인 쌀 문제를, 한 치앞도 내다보지 않고 단순히 시장논리로만 밀어붙이겠다는 정부여당을 보면 과연 제정신을 가진 정부와 여당인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농민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비통하다.
어찌 살란 말인가! 차라리 죽여달라!
우리 경북농민들은 다 타 들어간 가슴으로 마지막 아스팔트 농사를 짓는다.
1. 국회는 최악의 쌀협상 국회비준 거부하라!
2. 정부는 실패한 쌀협상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3. 추곡수매제 부활하라!
4. 쌀값을 보장하고 전량수매 시행하라!
5. 수입개방 강요하는 WTO 해체하라!
경북지역 농민들은 막약 10월 13일 국회 상임위(통외통위)에서 또 다시 국회비준안을 상정하려 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고 투쟁할 것이다.
오늘 경북지역 농민들은 현재 폭락하는 쌀값에 대한 책임을 정부와 정치권에게 분명히 물을 것이며, 결코 잘못된 쌀협상이 국회비준되지 않도록 투쟁할 굳은 결의를 다시 한 번 세운다.
이를 위해 우리 농민들은 앞으로 경북 전지역에서 대규모 나락적재투쟁에 돌입할 것이며, 10월 28일 2차 농민총파업 전국 동시다발 시/군 농민대회를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낼 것을 선포한다.
2005년 10월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산하 18개 시/군농민회 대표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