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2.쇠날. 맑음
산골에 찾아든, 먼 길을 달려온 벗이 있어
삼촌(젊은 할아버지)이랑 학교를 텅 비운 채
잠시 숯가마를 나갔다 오기도 하였습니다,
도둑이 든다한들(잃을 것도 없으면서)
이 산골까지 오는 정성이라면 그가 써도 좋으련 하고.
벗이 삼촌을 위해 고깃상을 차려주었지요.
누군가 삼촌을 걱정해주면 그저 고맙습니다.
삼촌이야말로 이곳의 가장 큰 주인이시니까요.
달골 포도밭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병아리를 치고, 짐승들을 멕이고,
새해 농사를 위해 거름을 만들고,
한밤에 큰 마당의 대문에 빗장을 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