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5.달날. 맑음
꽃상여 앞에서 요령을 흔들며 선소리를 매기는 소리가
겨울바람결에 실려 오는 아침입니다.
마을에 초상이 났지요.
이재영할아버지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모질게 추웠던 이틀,
여러 어르신들과 아랫목에 앉아 떠나간 분을 그렸더랬습니다.
저 생의 어느 모퉁이
대해리 같이 아름다운 산골에서 또 으면 좋겠습니다.
상범샘이 서울나들이에서 돌아왔고,
현진샘이 계속 머물고 있으며
불쏘시개로 쓸 잔가지도 자르고 빨래도 말리고 설거지도 하고,
젊은 할아버지가 예 제 불을 관장하고 계십니다.
계자를 다녀가며 아이들이 남기고 간 감기는
이곳 아이에게 붙어 꼬박 하루낮 하룻밤을 지독히도 힘들게 하더니
이제 다른 곳으로 가려 봇짐을 쌉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배 고파.”
어제는 죙일 물 말고는 입에 대지 못하더니
오늘 점심 무렵엔 곡기를 찾데요.
병원도 약도 없이 거뜬히 일어나서 다행입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아, 달마다 한 차례 다녀가는 산안마을 최창호님이
오늘 묵으러 오셨지요.
아침이면 ‘행복한 계란’을 싣고 대구로 떠나십니다.
물론 한 동안 잘 먹을 달걀도 두셨지요,
날마다 일곱 알을 낳아주는 물꼬 닭장에서 나온 알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