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물꼬을 알게 된 게 아마도 97년 쯤일 거에요.
한참 녹색평론에 관심을 가지면서 귀농을 생각하고,
대안교육을 고민할 때에 교육관련 서적을 통해
우연히 물꼬를 알게 되었지요.
그때부터 대안교육과 함께 물꼬는 늘 제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유토피아와 같은 의미였지요.
그리고는 무심히 세월이 흐르고 흘렀는데요,
제가 갑자기 교대를 가게 된 거에요. ㅋㅋㅋ
정말이지 인생은 알 수 없지요.
어쨌든 수능을 다시 치르고
교대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물꼬는 막연한 유토피아가 아니라
제가 직접 경험하고 배우고 깨우쳐야 할 대상이 되었지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2004년 여름 계자에 품앗이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되었네요.
방학이면 정말이지 물꼬의 계자가 가장 기다려졌지요.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곳.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도
누구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는 곳.
그래서 내가 아이가 되어
가장 나다운 나를 만날 수 있는 곳.
저에게 그런 곳이 바로 물꼬였답니다.
물론 최근에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정말이지 애가 끓는 사건이 있기도 했지요.
부디 더 이상 서로의 상처를 후벼 파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어서 서로의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어요.
아문 상처가 흉터로 남더라도
그것을 보며 보다 나은 내일을 성찰하며 살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세월을 타고 넘어
물꼬가 두 돌을 맞이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마음은 벌써 대해리의 숲길 어느쯤에서
산그늘에 폭 싸인 물꼬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지요.
미리 잡은 약속이 있어 몸은 비록 돌 잔치에 갈 수 없지만
마음만큼은 이미 잔치의 문을 여는 길놀이패에 끼어
어깨가 빠져라 북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늘, 언제나 새로운 고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듯이
늘, 언제가 깨어 있는 물꼬로 거듭 태어나시길
간.절.히.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계자가 시작되면 또 샘 얼굴 뵐 수 있겠네요~
그때까지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