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계자 닫는 날, 2008. 1. 27.흙날. 눈발

조회 수 1378 추천 수 0 2007.02.03 11:50:00

117 계자 닫는 날, 2008. 1. 27.흙날. 눈발


< 꽃이 피어났다 >


아이들이 갔습니다.
마을 들머리에서 아이들을 태운 버스를 보냈지요.
창가에 앉은 이 아니어도 이편으로 건너와 손을 흔들었고
태현이는 그예 문을 열고 손을 잡기까지 하였습니다.
눈발 흩날리는 속에 그렇게 버스가 떠났지요.

이 겨울 세 차례 했던 계자의 마지막 날입니다.
여느 마지막처럼 가방을 싸고,
우리를 맞았던 손길처럼 우리 역시
다음에 이곳을 쓸 누군가를 위해 청소를 하고,
모두방에 모여앉아 보낸 시간들을 돌아보며 갈무리글을 썼지요.
경이가 시간이 모자란다며 마친보람을 하러 복도에 아이들이 줄을 섰는 시간까지 썼고,
수정이랑 주현이가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 썼으며,
나연이랑 유진이는 아주 소설을 쓴다는 핀잔까지 들어가며 글을 쓰고 있었지요.

첫 일정은 우글우글하는 정글의 느낌으로,
두 번째 일정은 장애통합학교를 꿈꾸는 물꼬의 좋은 실험의 장으로서
훈훈한 마음으로,
그리고 마지막 일정은
짧은 시간에도 이렇게 일상처럼 지낼 수 있구나,
계자도 이제 이렇게 자리매김하나 보구나, 그런 생각을 들게 했지요.
찌릿찌릿한 감동이 덜했을지는 몰라도
벅차오르는 감흥은 적었을지 몰라도
나날의 삶이 주는 잔잔한 울림과 떨림,
그게 또 벅참이었습니다.
‘겨울에도 꽃 피네, 꽃이 피네’라는 제목같이
친구의 얼굴에도 내 얼굴에도 꽃이 피었다는 다희의 글에서처럼
모다 꽃이었던 겨울이었습니다.

모다 모다 고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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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남긴 글을 옮깁니다.

1. 맞춤법은 아이들이 쓴 대로 옮겼습니다.
2. 띄어쓰기는 의미 전달을 위해 옮긴이가 띄우기도 하였습니다.
3. 아이들이 글에서 쓴 말줄임표는 아이들이 찍은 점대로(....../..),
옮긴이가 아이들 글을 생략한 곳은 ... 로 구분하였습니다.
4. 괄호 안의 낱말도 아이가 쓴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며
옮긴이의 설명인 경우는 별(*)표시를 따로 하였습니다.
5. 차례는 갈무리글이 모여져 있는 대로 무작위로 옮겼습니다.


2년 새해: 나는 자유학교 물꼬에서 젤 기역에 남는 것이 보글보글이다.
보글보글 첫 번째로 할 때는 김치가 왕이었고, 보글보글 두 번째로 할 때는 만두가 왕이였다. 보글보글이 처음엔 뭐를 하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새끼일꾼 언니가 가르켜주어서 나는 새끼일꾼 언니 덕분에 알개되었다. 2번째로 기역에 남는 것은 열린교실이다. 처음에는 뜨개질을 하다가 너무 어려워서 매듭으로 옵겨서 팔찌를 만들었다. 2번째 열린교실은 바느질을 하는 쿠션을 만들로 갔다. 그런데 쿠선을 만드다보니 바늘이 내 손에 찔리기가 특수였다..... 나는 손이 아파도 해봤더니 에쁜 쿠션을 만들어졌다. 3번째로 기역에 남는 것은 산너머다. 산에 갔다. 처음에는 산에 가기 싫었는데 선생님이 가라고 해서 나는 억지로 갔다.
산에 가선 올라가는데 5고개를 넘어서 가서 다리가 만이 아팠는데 올 때는 오다가 누가 머리가 찢어저서 행기(* 헬기)를 타고 병원에 가고 우리는 길을 잊어버렸는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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