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16.쇠날. 맑음
임산(면소재지) 장날입니다.
공동체식구들이 모두 설을 쇠러 떠났고,
아이랑 남아 장을 보러나갔습니다.
“왜 맨날 우리만 있어?”
아이가 크니
둥지같은 집안모임에 자리하지 못함이 아쉽기도 하나 봅니다.
“우리는 여기가 집이니까 그렇지.”
학교를 지키기 위해서 남는 게 아니라
올해부터는 설과 한가위를 예서 쇤다는 생각으로 지내려합니다.
이 골까지 명절이라고 인사를 다녀가는 이들도 있고,
해마다 예서 보내고 있으니 정말 우리 삶터는 이 곳인 거지요.
한 세대만 흐르면
공동체에서도 명절을 쇠게들 모일 겝니다.
“많이도 말고 딱 다섯 가지씩만 하자!”
밤은 보건소장님 댁에서 선물이 왔고
버섯은 혹시나 하며 들여다본 표고목에서 캤으며
묻어두었던 고구마를 꺼내고
브로콜리, 게맛살을 더해 튀겼지요.
동태 애호박 부추 새송이 두부는 전을 부쳤습니다.
도라지 고사리 숙주 호박오가리 무는 나물로 썼지요.
보건소 소장님댁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곁에 살아도 한 해 겨우 2월이나 돼야 얼굴 볼 짬이 납니다.
서로 내줄 수 있는 것들로 설 인사를 나누었지요.
멀리서 벗도 다녀갔습니다.
산에서 구하기 힘든 것들을 늘 실어다 줍니다.
명절 연휴에 그를 보지 않은 해가 거의 없지 싶습니다.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나
이왕이면 오래 만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