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18.해날. 맑음 / 설

조회 수 1906 추천 수 0 2007.02.22 01:06:00

2007. 2.18.해날. 맑음 / 설


이불을 털며 설 아침을 엽니다.
떡국을 끓여먹고 손님을 맞았지요.
계간지 ‘시에(시와 에세이)’의 주간 양문규님이 오셨습니다.
영동 지역 안의 여러 연을 잘 이어주고 계시지요.
90년대 중반이던가,
민예총에서 쓰려했던 곳이 바로 이 학교였더랬습니다.
91년 폐교되고 5년 뒤 물꼬가 들어왔는데,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이지요.
감회에 젖으며 들어서셨네요.
글 씁네 하는 이들을 시덥잖아 하다
아이랑 오랜 시간을 진지하게 얘기 나누는 걸 보며
시인은 시인이구나 싶데요.
시인 아닌 이가 없겠으나
시인은 또 아무나가 아니구나 싶습디다.
그의 얼굴에서 ‘천진(天眞)’을 읽습니다.

물한계곡을 따라 민주지산을 향해 길을 타고 오르면
바깥에선 뵈지 않아도 산모롱이 돌아들며 자리 잡은
아담한 마을들이 더러 더러 있지요.
오후, 대해리 저편 골짝
봄이면 자두꽃 흩날리는 선경을 가진,
물꼬도 한 때 버려진 농가 하나를 마련하려고 했던 인연의
마을에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거기 부산의 스님 한 분이 통나무절을 짓고 계신데
무봉사 지봉스님이 당신이시지요.
잠시 걸음 했다가 차를 얻어마셨고,
이 골짝으로 건너와 만두를 쪄 먹고 떡국을 끓여먹었습니다.
새해,
가까이서 좋은 연들이 서로 건강한 힘들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많지 않은 만큼 더는 손이
이렇게 좋은 도반들을 만나게 하고 있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74 2021. 7.21.물날. 맑음 옥영경 2021-08-09 297
6473 2023. 4.29.흙날. 비 옥영경 2023-06-01 297
6472 2023. 5. 4.나무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23-06-09 297
6471 2020. 6. 3.물날. 새벽비 옥영경 2020-08-13 298
6470 10월 빈들 여는 날, 2022.10.21.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12 298
6469 2022.11.19.흙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98
6468 2023. 1. 1.해날. 흐린 하늘을 밀고 나온 늦은 해 옥영경 2023-01-08 298
6467 2023. 3.2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298
6466 2023. 5.25.나무날. 먹구름 사이 말간 하늘 옥영경 2023-07-13 298
6465 2023. 7.13.나무날. 비 옥영경 2023-08-03 298
6464 2023.12.30.흙날. 비 옥영경 2024-01-07 298
6463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298
6462 2020. 5.16.흙날. 갬 옥영경 2020-08-10 299
6461 2020. 6. 7.해날. 바람, 더우나 그늘도 / 주말은 주말을 살고 옥영경 2020-08-13 299
6460 2020. 7. 8.물날. 갬 옥영경 2020-08-13 299
6459 2020. 7.19.해날. 반짝 해, 흐림 옥영경 2020-08-13 299
6458 2022. 6.12.해날. 썩 맑지는 않은 옥영경 2022-07-08 299
6457 2022.10.10.달날. 비바람 옥영경 2022-11-03 299
6456 2023. 5.10.물날. 맑음 옥영경 2023-06-13 299
6455 2023.12.25.달날. 눈 멎은 아침 옥영경 2024-01-07 29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