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늦었습니다.

조회 수 990 추천 수 0 2006.08.21 11:41:00
너무 부족한 제가 계자를 두번이나 함께해서 오히려 샘들께 폐만 되었던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물꼬에서 전해 주고 싶었던 마음을 제가 중간에서 잘 전달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서...
아이들과 재잘재잘 떠들면서 어렸을때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다시 기억이 났지요.

아이들과 마무리를 못하고 새벽녁에 먼저 나오는데,
아침 잠이 없는 상현이가 지금 가시냐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학교를 나오는 마음이 정말 무거웠습니다.
물꼬에 있으면서 학교 앞 산의 새벽을 재대로 본 기억이 없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내내 아직 거치지 않은 산안개를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답니다.

마산에서 만난 쌍둥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만만 얘기하더군요.
청학동은 밥도 조금만 먹으라고 해서 몰래 몰래 4번이나 줄 서서 먹었다고 하네요.
(물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청학동이 시골일 줄 알았는데, 도시와 다르지 않답니다.
한명이 잘못하면 단체로 기합을 받았고, 그 시간에 해야할 수업을 하지 않았다고...
자기가 잘못한 게 없었는데 목검으로 발바닥을 맞아 억울했다네요.
어찌나 형들에게 나쁜 것만 배워왔는지 아이들이 하는 노래에서부터 놀이까지 정말 상상도 못할 일들이 순식간에 눈 앞에서 벌어지는데...
세상에 돈내기 묵찌빠도 배웠다고 6천원이나 땄다고 자랑을 하는 거 있죠.
물꼬에 다녀왔을 때와 너무 다른 아이들의 행동이 낯설게 느껴져서 적응이 안될 정도였지요.
왜 내가 아이들을 그곳에 보냈는지...제 자신을 책망했지요.

통영에 와서 이틀만에 병이 났습니다.
고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틀이 지나도록 열이 내리지를 않아서 응급실에 실려갔지요.
집이 파주라는 말에 의사들이 더 긴장을 했답니다.
파주 지역이 말라리아가 있는 지역이거든요.
목 전체가 다 붇고, 편도에 염증이 넘 심하고, 백태가 생겼을 정도였으면 몇일 전부터 아팠을 텐데 목에 통증이 없었냐고 묻더군요.
아마도 물꼬에 있는 동안 아이들과 있어서 통증을 느낄 시간도 없었나 봅니다.
4일간 입원을 한 끝에 퇴원을 해서 집에 돌아 왔습니다.

지금쯤 올 여름의 마지막 계자 아이들과 여러 샘들이 함께 하고 있겠네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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