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늦었습니다.

조회 수 985 추천 수 0 2006.08.21 11:41:00
너무 부족한 제가 계자를 두번이나 함께해서 오히려 샘들께 폐만 되었던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물꼬에서 전해 주고 싶었던 마음을 제가 중간에서 잘 전달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서...
아이들과 재잘재잘 떠들면서 어렸을때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다시 기억이 났지요.

아이들과 마무리를 못하고 새벽녁에 먼저 나오는데,
아침 잠이 없는 상현이가 지금 가시냐면서 인사를 하더군요.
학교를 나오는 마음이 정말 무거웠습니다.
물꼬에 있으면서 학교 앞 산의 새벽을 재대로 본 기억이 없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내내 아직 거치지 않은 산안개를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답니다.

마산에서 만난 쌍둥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만만 얘기하더군요.
청학동은 밥도 조금만 먹으라고 해서 몰래 몰래 4번이나 줄 서서 먹었다고 하네요.
(물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청학동이 시골일 줄 알았는데, 도시와 다르지 않답니다.
한명이 잘못하면 단체로 기합을 받았고, 그 시간에 해야할 수업을 하지 않았다고...
자기가 잘못한 게 없었는데 목검으로 발바닥을 맞아 억울했다네요.
어찌나 형들에게 나쁜 것만 배워왔는지 아이들이 하는 노래에서부터 놀이까지 정말 상상도 못할 일들이 순식간에 눈 앞에서 벌어지는데...
세상에 돈내기 묵찌빠도 배웠다고 6천원이나 땄다고 자랑을 하는 거 있죠.
물꼬에 다녀왔을 때와 너무 다른 아이들의 행동이 낯설게 느껴져서 적응이 안될 정도였지요.
왜 내가 아이들을 그곳에 보냈는지...제 자신을 책망했지요.

통영에 와서 이틀만에 병이 났습니다.
고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틀이 지나도록 열이 내리지를 않아서 응급실에 실려갔지요.
집이 파주라는 말에 의사들이 더 긴장을 했답니다.
파주 지역이 말라리아가 있는 지역이거든요.
목 전체가 다 붇고, 편도에 염증이 넘 심하고, 백태가 생겼을 정도였으면 몇일 전부터 아팠을 텐데 목에 통증이 없었냐고 묻더군요.
아마도 물꼬에 있는 동안 아이들과 있어서 통증을 느낄 시간도 없었나 봅니다.
4일간 입원을 한 끝에 퇴원을 해서 집에 돌아 왔습니다.

지금쯤 올 여름의 마지막 계자 아이들과 여러 샘들이 함께 하고 있겠네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그립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18501
3338 실험 옥영경 2006-09-27 868
3337 포도즙 구매 최영 2006-09-12 916
3336 아직도 떠나지못한 물꼬 김덕종 2006-09-11 905
3335 물꼬포도따기 잔치 풍경들 모았습니다, 구경하세요~~~~ image 해달뫼 2006-09-11 1146
3334 포도따기잔치 정기효 2006-09-10 904
3333 모두들 고맙습니다. [2] 큰뫼 2006-09-10 1112
3332 상범샘, 늦었지만 축하드리고요, USB내일 도착한답니다. [2] 은결아빠 2006-09-07 942
3331 청소 file 無耘 2007-03-10 1072
3330 그리운 자유학교 내 아이들 돌리도~~~~ file [2] 조한익 2006-09-05 985
3329 2006 물꼬 달골포도 판매 및 포도따기 잔치 물꼬생태공동체 2006-09-05 1051
3328 영남농악 변민지 [2] 변민지 2006-09-01 1578
3327 인천 언덕을 오르는 바닷길 청소년 교육과정 모집!! image 언덕길 2006-08-29 1444
3326 2006 여름 계절자유학교 사진 공지 [3] 신상범 2006-08-28 1117
3325 물꼬가 그립습니다. 우성빈 2006-08-25 1013
3324 오랜만에 글 하나 올립니다. 우현빈 2006-08-25 1043
3323 <토핀샨> 일본 전통 놀이연극 image 극단 사다리 2006-08-25 1314
3322 아아아, 죄송합니다_-_ [1] 수진_-_ 2006-08-22 890
3321 감사드려요 file [1] 민지네 2006-08-21 912
» 소식이 늦었습니다. 김은숙 2006-08-21 985
3319 도어스토리가 수해민 여러분의 부담을 덜어드립니다, 도어스토리 2010-10-01 93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