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6.쇠날. 맑음

조회 수 1276 추천 수 0 2007.04.16 00:59:00

2007. 4. 6.쇠날. 맑음


아이들과 숲에 드는 쇠날입니다.
오늘은 봄을 집안으로 들이자는 날입니다.
아무래도 진달래가 만만합니다.
“산에 들에 진달래꽃 피었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노래도 부르고 시도 읊으며 숲 오솔길을 따라 걷다
표 나지 않을 만한 곳에서 가지를 좀 꺾어봅니다.
돌아올 땐 학교 뒤 동쪽 개울로 이어지는 계곡을 타고 내려왔지요.
봄이, 봄이 어찌나 그득하던지요.
물빛도 봄빛이더이다.
“조심하세요!”
앞뒤에 선 아이들이 어른을 되려 걱정합니다.
그들도 온통 봄빛입니다.

이번 학기 첫 수영도 다녀왔습니다.
김천의 든든한 논두렁 림동진님과
김천실내수영장의 대표 두 분이 해주시는 후원입니다.
고맙습니다.

부산에서 큰 꾸러미 하나 왔습니다.
식구들이 방마다 하나씩 가져가도 남겠는 무릎덮개들입니다.
대해리의 긴긴 겨울밤 얼마나 아쉬운 것들인지요.
지난 겨울 계자에 젖은 바지 대신 류옥하다 입던 걸 꺼내 입혀 보낸 재용이,
아주 정갈하게 쓰인 어머님의 편지 한 장도 더해져 있었지요.
“... 진작에 바지를 보내드렸어야 했는데, 낡은 바지가 마음이 아파 어영부영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같이 보내드리는 물건은 이제 철이 지나버렸지만, 올 겨울에 쓰셔도 될 것 같아 넣었습니다. 산 속 학교라 요긴하게 쓰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재용이는 입학을 했고, ‘여전히 설치고 까불면서’ 학교 잘 다닌다는 소식입니다.
가끔씩 뚱딴지 같이 물꼬는 언제 보내줄 거냐고 따지기도 한다지요.
일곱 살 남천동 아저씨 우리 재용이...
작은 담요들, 요긴하다마다요.
잘 쓰겠습니다.

올해는 손이 많이 비어있는 물꼬이지요.
영동의 자원봉사센터에도 학교문연날잔치에 도와달라는 전갈을 보냈습니다.
사람살이가 참 신기합니다.
이러저러 다 살 궁리들이 생기거든요.
그것이 또 살-고-싶-게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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