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7.흙날. 흐리다 맑음

조회 수 1284 추천 수 0 2007.04.16 01:00:00

2007. 4. 7.흙날. 흐리다 맑음


댓마의 김희정엄마가 건너와
학교문연날 잔치를 알리는 현수막을 만들었습니다.
영동 읍내에 하나, 황간에도, 매곡은 빼지 뭐, 상촌에도 걸고...
다섯 장의 광목천을 주욱 늘여놓고
척척 잘도 씁니다.
물꼬가 지난 94년부터의 모든 행사에 그렇게 하던 방식입니다.
작년에 여러 엄마들이 붙어 그렸던 그 꽃을 그려도 넣습니다.
어디랄 것 없이 지천일 봄꽃입니다.
참 좋은 봄날입니다...

굳이 사람 손으로 농사를 짓지 않아도
무엇을 먹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산에 들에 먹을 것 넘치는 골짝입니다.
식구들과 언덕에 머위를 캐러나갔습니다.
벌써 머위꽃도 한창이던 걸요.
살짝 데쳐 쓴 기를 빼고 두부를 으깨고 된장을 넣어 무쳐먹었지요.
쑥국도 끓이고 냉이튀김도 냈습니다.
작년에 베어 먹던 자리에 다시 솟은 부추도 잘라
겉절이를 해서 밥상을 차렸지요.
어제 월남쌈을 먹고 남은 재료와 생선소스도 꺼내놓았습니다.
“배부른데 너무 맛있어서 그만 먹을 수가 없어요.”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는 엄마 아빠 말을
번번이 무시하는 종훈이의 찬탄입니다.
우르르 쏟아져 나온 표고를 따와
삼시 세 때 잘 먹고도 있지요.
표고장에서 일하는 남정네들을 위해
묵은 김치로 부친 전과 막걸리를 새참으로 내고,
얼려두었던 떡을 구워
포도밭에서 어른 일손을 돕는 아이들에게 내기도 하였댔습니다.
이러자고 들어온 산골에서
걸음은 늘 바빴고, 흙 한번 묻히지 못하고 지나는 일이 흔했더랬지요.
이 봄이 고맙고,
이 삶이 복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374 2010.12. 2.나무날. 야삼경 화풍이 분다 / 김장 첫날 옥영경 2010-12-22 1284
5373 2008. 6. 9.달날. 맑음 옥영경 2008-07-02 1284
5372 2007. 4.11.물날. 맑음 옥영경 2007-04-20 1284
5371 3월 22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5-03-26 1284
5370 2007.10.26.쇠날. 맑음 옥영경 2007-11-06 1283
5369 2005.9.30.쇠날. 흐리다 부슬비 옥영경 2005-10-01 1283
5368 11월 9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1-22 1283
5367 153 계자 나흗날, 2012. 8. 1.물날. 옅은 구름 지나고 옥영경 2012-08-03 1282
5366 2007. 4. 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04-16 1282
5365 2006.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6-12-26 1282
5364 5월 4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5-08 1282
5363 2011. 4. 6.물날. 맑음 옥영경 2011-04-15 1281
5362 2008.12.12.쇠날. 맑음 옥영경 2008-12-26 1281
5361 2008.10.17.쇠날. 맑음 옥영경 2008-10-28 1281
5360 2007. 3.28.물날. 흐리다 비바람 천둥번개 옥영경 2007-04-09 1281
5359 2007. 3.27.불날. 정오께 짙은 구름 들더니 빗방울 옥영경 2007-04-09 1281
5358 2006.12. 7.나무날. 비 옥영경 2006-12-11 1281
5357 5월 7일 흙날 안개비로 꽉차 오다 맑았네요 옥영경 2005-05-14 1281
5356 12월 27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1-03 1281
5355 10월 17일 해날 맑음 옥영경 2004-10-28 128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