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5.10.나무날. 맑음
“묵힐 거야?”
“로타리 안쳐?”
“모내기할 거면 물을 대놔야지.”
동네 어르신들이 걱정이 많습니다.
벼농사를 짓겠다고 하고 이적지 무논이 아닌 곳은
삼거리 물꼬 논밖에 없거든요.
오며 가며 마른 논에 애가 탄들 장본인들만큼이야 할라구요.
“옥샘, 옥샘!”
아이들이 달려옵니다.
“있잖아요, 우리가 계자 애들 오면 겨울에 고드름도 따고 하는 나무 있죠?”
경로당 길 건너 김정옥할아버지네 옛집 앞을 말하는 거지요.
화단이라 부를 것까지는 아니어도 담벼락 아래 작은 공간에
그리 크지 않은 무궁화와 몇 그루 나무가 있었습니다.
겨울날, 처마에서 내린 물이 마른 무궁화를 타고 내려와
가지를 감싸고 얼어 있으면
그런 장관이 없었지요.
대해리 농로포장이 한창인 요즘
마을길도 더러 손을 본 곳이 많은데
거기도 길을 넓혔나 봅니다.
“다 사라졌어요.”
마치 털썩 주저앉는 것 같은 아이들 목소리였지요.
편리함 대신 우리가 잃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