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5.10.나무날. 맑음

조회 수 1071 추천 수 0 2007.05.21 22:19:00

2007. 5.10.나무날. 맑음


“묵힐 거야?”
“로타리 안쳐?”
“모내기할 거면 물을 대놔야지.”
동네 어르신들이 걱정이 많습니다.
벼농사를 짓겠다고 하고 이적지 무논이 아닌 곳은
삼거리 물꼬 논밖에 없거든요.
오며 가며 마른 논에 애가 탄들 장본인들만큼이야 할라구요.

“옥샘, 옥샘!”
아이들이 달려옵니다.
“있잖아요, 우리가 계자 애들 오면 겨울에 고드름도 따고 하는 나무 있죠?”
경로당 길 건너 김정옥할아버지네 옛집 앞을 말하는 거지요.
화단이라 부를 것까지는 아니어도 담벼락 아래 작은 공간에
그리 크지 않은 무궁화와 몇 그루 나무가 있었습니다.
겨울날, 처마에서 내린 물이 마른 무궁화를 타고 내려와
가지를 감싸고 얼어 있으면
그런 장관이 없었지요.
대해리 농로포장이 한창인 요즘
마을길도 더러 손을 본 곳이 많은데
거기도 길을 넓혔나 봅니다.
“다 사라졌어요.”
마치 털썩 주저앉는 것 같은 아이들 목소리였지요.
편리함 대신 우리가 잃은 것들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256 2005.9.30.쇠날. 흐리다 부슬비 옥영경 2005-10-01 1265
1255 2005.12.23.쇠날.하염없이 눈 / 매듭잔치 옥영경 2005-12-26 1265
1254 2008. 8.18.달날. 비 옥영경 2008-09-11 1265
1253 2008.10. 8.물날. 맑음 옥영경 2008-10-20 1265
1252 2010. 5. 5.물날. 밤 비 / 사과잼 옥영경 2010-05-23 1265
1251 1월 22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1-25 1266
1250 2005.12.29.나무날.맑음 / 젊은 할아버지가 내신 밥상 옥영경 2006-01-02 1266
1249 2006.12. 4.달날. 맑음 옥영경 2006-12-07 1266
1248 2006.12.24.해날. 맑음 옥영경 2006-12-26 1266
1247 2009. 3.15.해날. 맑음 옥영경 2009-03-28 1266
1246 11월 10일 물날 흐림 옥영경 2004-11-22 1267
1245 2005.10.17.달날.맑음 / 내 삶을 담은 낱말 옥영경 2005-10-19 1267
1244 2008. 4. 5.흙날. 맑음 옥영경 2008-04-20 1267
1243 2008. 4.19.흙날. 맑음 옥영경 2008-05-11 1267
1242 2011. 4.19.불날. 갬 옥영경 2011-04-28 1267
1241 108 계자 열흘째, 2006.1.11.물날. 맑음 옥영경 2006-01-14 1268
1240 2006.3.10.쇠날.맑음 / 삼도봉 안부-화주봉(1,207m)-우두령 옥영경 2006-03-11 1268
1239 2006.10.25.물날. 조금 가라앉은 하늘 / 햇발동의 밤 옥영경 2006-10-27 1268
1238 2006.11.25-26.흙-해날 / ‘찾아가는 하우스예술파티’ 워크샵 옥영경 2006-12-05 1268
1237 2007. 4.17.불날. 맑음 옥영경 2007-04-27 126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