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4.달날. 맑음

조회 수 1161 추천 수 0 2007.06.22 23:09:00

2007. 6. 4.달날. 맑음


학교 큰대문 앞집 할머니댁 마루에 동네 할머니들 다 걸터앉으셨는데,
여름날 오후 볕은 길기도 한데,
감자밭 풀을 매고 논에 든 어른한테 효소를 내가던 우리 아이들,
거기도 나눠드렸겠지요.
할머니들은 이제 그 아이들을 데리고 무료한 오후를 달래시다가
나중에는 논에 든 상범샘도 불러 술도 한 잔 건네십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뻔하지요.
두렁이 저래서 되겠느냐,
구석까지 써래질을 잘 했어야지,
웃거름을 잘 해주었느냐,
모가 좀 어떠하네,
이것저것 코치시랍니다.
그때 달골에서는 종대샘이 포도밭 아래 풀을 베고
젊은할아버지는 포도나무 마지막 줄 순을 따고 계셨지요.

“지붕 있는 주차장이 있어야...”
말이야 오래전부터 있었지요.
결국 농기계가 일을 다 하더라는 늦은 깨달음이 있고 나니
이래저래 미뤄지던 일이 이제 되려는 모양입니다.
그들을 더는 빗속에 둘 수 없다는 게지요.
그예 농기계들 들어가는 집(덤으로 지붕 있는 주차장까지)을 만들자고
아이들이랑 김천에 장보러도 갔습니다.
아무래도 목수샘이 머물 때 붙들고 하면 좋을 테니까요.

달마다 한 차례 와서 하룻밤을 묵어가는 야마기시마을의 최창호님과
오늘밤도 수지침공부가 있었습니다.
상범샘 종대샘 젊은할아버지, 그리고 제가 함께 하였지요.
책방에 있던 류옥하다도 가끔 와서 기웃거렸습니다.
서로에게 침도 놔보고
몇 종류의 맥이 흐르는 길도 익혔네요.
한 사람이 안아내야 할 일의 범주가 많은 요즘의 물꼬라
서로 쳐다보고 웃을 일이 드물다가
환하게 웃고 떠들어보는 시간이었더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334 2007. 9.14.쇠날. 비 / 포도따기 첫날 옥영경 2007-10-01 1436
1333 2007. 9.13.나무날. 맑음 / 남도에서 온 택배 옥영경 2007-09-25 1292
1332 2007. 9.12.물날. 맑음 옥영경 2007-09-25 1270
1331 2007. 9.11.불날. 맑음 / 널 보내놓고 옥영경 2007-09-25 1455
1330 2007. 9.10.달날. 맑음 옥영경 2007-09-25 1315
1329 2007. 9. 8-9.흙-해날. 개고 맑았지요 옥영경 2007-09-25 1303
1328 2007. 9. 7.쇠날. 갰다가 비 / 가지산 1,240m 옥영경 2007-09-23 1435
1327 2007. 9. 6.나무날. 비 옥영경 2007-09-23 1261
1326 2007. 9. 5.물날. 비 옥영경 2007-09-23 1125
1325 2007. 9. 4.불날. 비 옥영경 2007-09-23 1113
1324 2007. 9. 3.달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07-09-23 1232
1323 2007. 9. 2.해날. 흐리다 간간이 비 옥영경 2007-09-23 1146
1322 2007. 9. 1.흙날. 구멍 뚫린 하늘 옥영경 2007-09-23 1301
1321 2007. 9. 1.흙날. 구멍 뚫린 하늘 옥영경 2007-09-23 1216
1320 2007. 8.31.쇠날. 비 옥영경 2007-09-21 1209
1319 2007. 8.30.나무날. 비 옥영경 2007-09-21 1210
1318 2007. 8.29.물날. 비 옥영경 2007-09-21 1274
1317 2007. 8.28.불날. 비 옥영경 2007-09-21 1223
1316 2007. 8.27.달날. 비 옥영경 2007-09-21 1241
1315 2007. 8.26.해날. 맑음 옥영경 2007-09-21 125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