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6. 6.물날. 마른 비 지나고 바람 지나고

조회 수 1253 추천 수 0 2007.06.22 23:10:00

2006. 6. 6.물날. 마른 비 지나고 바람 지나고


현충일이지만 주중에 있는 빨간날에도 공부를 하는 이곳이지요.
차를 마시며 자잘한 마음들과 말을 나누고
바위취 꽃과 잎을 그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꽃그늘을 뛰놀다가 이슬 맺힌 아침에 춤추고 노래하는
새로운 노래들을 배우고,
졸프리드 뤽의 장편동화도 오늘부터 읽어주기 시작했지요.
아이들이 농사짓는 밭에도 구경나갑니다.
가는 길에 산딸기도 따먹고
매실도 주웠지요(예, 우리도 매실나무 한 그루 있답니다!).
앞집에선 오디를 털고 있었습니다.
붉던 오디는 이맘 때 까매지며 단맛을 더하고,
도시로 나가있던 아들네 딸네들이 오면
이즈음 그렇게 장대 후려치는 소리가 마을을 울리지요.
“두 사람을 불러다 일을 하는데...”
이철수아저씨가 인부를 불렀는데,
그 인부들 식사가 문제인가 봅니다.
혹 점심을 나눌 수 있겠냐 왔고,
아이들과 같이 준비를 해주기로 하였지요.
“우리 애들 아이스크림이나 한 보따리 사다주셔요.”
된장집 뒤 저들이 키우는 상추를 솎아오라 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을 들여놓고 밭이 상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요.
저들이 키워보니
함부로 발을 놓지 않고 앞뒤 살피며 다니니까요.
부엌 뒷문 앞에서 자기들이 다듬기까지 해서 들어왔습니다.
“후식으로는...”
볼똥과 앵두가 좋겠다네요.
그 일도 지들이 가져갑니다.
본관 앞 보리수나무열매는 어찌나 커다랗고 탐스럽게 익었는지요.
고래방 앞 앵두나무는 작년에 거름 먹은 보람입니다.
굵다란 것이...
아이들은 조림을 할 삶은 계란 껍질도 한 냄비 벗겼지요.
그 과정들이 오늘 그들의 ‘우리말우리글’ 글쓰기 재료가 되었더이다.

중고를 구했는데도 재료값이 너무 비싸
주차장까지 지붕을 다 씌우겠다던 계획은 수정되었습니다.
학교 서쪽 편에 있던 빨랫줄기둥들도 파이고 늘어졌던 나뭇가지도 다 잘려
주차장이 길게 지붕을 이는가 했는데,
가마솥방 마당 건너 튤립나무 앞으로 장소가 축소되었지요.
어제 기둥만 박혀있던 농기계집(그래야 지붕만 있는 집이지만)이
오늘 지붕을 였습니다.
“다 지어놓으니 비 내리네...”
물꼬에서 보는 날씨는 참말 신기하다는 종대샘입니다.
수영장으로 아이들도 실어 날라 주었지요.

공동체식구모임이 있었습니다.
달골 창고동이 여러 장소로 차츰 쓰이는데,
비용문제며 이제 원칙들을 만들 지점이 된 거 같다 입을 모았지요.
“요새 공동체 방문신청이 많은데...”
“모두 계자로 모으지요?
우리도 사람이 많은 때가 아니라 손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오는 일 그것이 또 관리가 필요하기도 하니...”
그러기로 합니다.
“하지쯤 마늘 수확을 한다는데...”
늘 동네의 다른 집들보다 우리가 늦으니
한 주쯤 뒤에 하면 어떨까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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