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17. 해날. 맑음 / ‘전원생활’, 취재

조회 수 1361 추천 수 0 2007.06.28 10:13:00

2007. 6.17. 해날. 맑음 / ‘전원생활’, 취재


유월 ‘밥알모임’입니다.
장마대비가 주제입니다.
월간 <전원생활>에서 취재를 온 두 기자도 함께 보냈습니다.

여자 어른들은 부엌을 중심으로 묵은 음식들 갈무리도 하고
여름 계자까지 손이 깊이 가지 않도록
팔 길게 늘여 먼지를 털어내고 치웠습니다.
“아이들은 부엌에 줘요.”
“얘들아, 여기 있는 연탄재를...”
부엌 뒷문 앞에 쌓여있던 연탄재가
밤길을 자주 비틀리게 하고는 했습니다.
그거 하나 치울 짬이 없는 이곳이라니까요.
아이들에게 그걸 으깨 낮은 땅을 돋우라 하였지요.
재도 치워지고, 질퍽거리는 땅도 물 빠지기 좋겠지요.
허허, 제법 일이 됩디다요.
큰 해우소 곁에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장 쪽에
쌓여있던 것들을 죄 끌어내 게도 연탄재를 깔아라하였는데,
이 녀석들 좀 보셔요, 그걸 다 깔고
다시 물건들을 제 자리에 차곡차곡 쟁여놓습디다.
뭘 더 바란답니까.
가마솥아궁이에 불도 지펴
태울만한 것은 거기에 죄 끌어오라 알려도 주었지요.
남자 어른들은 학교 둘레 풀을 베고
큰 마당 가장자리 물길을 더 깊이 파 큰 비에도 걱정이 없도록 합니다.
달골에 올라 많은 비가 가져올지 모를 피해를 입지 않으려
곳곳을 손보기도 하였습니다.
여유 있게 포도주와 함께 천천히 점심을 먹으며 도란거리다
다시 일어나서 움직이자
기자들도 일하는 식구들 사이 사이를 돌며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서산으로 해 넘어간다 싶을 적
달골까지 올랐던 손님들도 떠나고
그제야 잊었던듯 애고 어른이고 마늘밭에 들었습니다.
어째 그간 마늘쫑 한 번을 뽑아먹을 여개가 없었습니다요.
저녁을 먹은 뒤 앉은자리모임은
마늘쫑 다듬으며 수다 떨듯 하였지요.
그래요, 더러 집중해서 말만을 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뭐 그리 할 말이 많을 라구요,
앞으로도 회의가 이런 식이면 좋겠다 합니다.
산더미 같던 마늘쫑을 다 다듬었고
밥알모임도 그리 끝이 났더랍니다.
낼 저녁엔 항아리 가득 마늘쫑지를 담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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