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조회 수 2160 추천 수 0 2007.06.28 10:17:00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라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님의 ‘의자’를 읊조리며 달골에 오릅니다.
이미 이른 아침 젊은할아버지는
어제 올려다 놓은 아이들 오줌(지난 여름 아이들이 누고 간)을
호박구덩이에 뿌렸습니다.
호박이면 여름날 그만한 반찬거리가 없지요.
국에도 찌개에도 조림에도 볶음으로도
풋호박은 풋호박대로 키워 늙은 건 늙은 것대로
부엌살림 큰밑천입니다.
농사부에서 호박을 미처 못 심었다 하기 마음 종종거리더니
늦게라도 호박씨 놓고
잎이 퍼렇게 잘도 자라니 그런 기쁨이 없습니다.
“어여 자라거라, 똬리도 받쳐주마...”

어제 못하고 미룬 공동체식구모임을 합니다.
계자 꾸릴 이야기가 주이지요.
올해도 각 계자마다 공연작품을 하나씩 올리려 합니다.
국악공연은 이미 정해졌고
초청공연 둘을 더 섭외하려 합니다.
교장 부재(7월에는 시카고에 있습니다)의 시간에 대한 움직임들도 그려보고
8월까지의 학교 움직임도 최종 확인,
그리고 공동체농사일도 점검합니다.
하지 지나며 마늘을 뽑아얄 테고
감자는 더디게 심었으니 거두는 것도 서두를 건 아니겠습니다.
지금 밭을 지키고 있는 채소들은 웬만하면 씨를 받을 것이니
더 두어도 되잖을지요.
포도알이 콩알보다 커졌으니 곧 포도봉지도 씌워야 하지요.
품앗이일꾼들에게 두루 편지도 써야겠습니다.
7월 첫 주말쯤 몇이 붙어줄 수 있음 좋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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