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26.해날. 맑음

조회 수 1248 추천 수 0 2007.09.21 07:15:00

2007. 8.26.해날. 맑음


박병철샘이 다녀갔습니다.
오늘자로 물꼬의 과학 수학 객원샘이 되어주셨지요.
선배입니다.
91년에 본 게 마지막이었으니 무려 십칠여 년 만의 해후인가요.
어제 저녁답에 영동역에서 만나 들어와
꼬박 밤을 새웠더랬습니다.
얼마나 그리워했던 그인지요.
지난 달 시카고에 있을 적 형의 소식을 들었고
얼마 전 인쇄한 것 같은 또박또박한 글월을 받았더랬지요.
87년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 2년차 물리학도였던 그는
나이 스물의 제게 막연하게나마 영성에 대해 일깨워 준 스승이었더랬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북한산장에 둥지를 틀고,
전기도 없는 그곳에서 등하교를 하다 93년 떠났다 하니
근 8년을 산에서 보낸 셈이었네요.
히말라야로 가는 게 유일한 소원이었으나
당신 눈 감은 후 가달라는 아버님의 애원에 발을 묶고
경희대와 대진대에서 초빙교수로
그의 말마따나 “서푼 짜리 지식을 밑천 삶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아하, 그 사이 히말라야로 간(?) 그가 출판사 ‘히말라야’를 했던 겁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어서 슬라이드필름으로도 만들어
계절학교의 밤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동화가
바로 그가, 그의 출판사에서, 냈던 거였더이다.
비뚤어진 전문가가 아니라 인문학적인 소양을 두루 갖춘데다
훌륭한 키타리스트이고 그리고 명상가이기도 한 그는
최상의 과학 수학샘이다마다요.
형을 찾았고, 흔쾌히 객원식구가 되어주마셨답니다.

선배를 배웅하고 이제야 돌아다닌 짐을 풉니다.
계자가 훑고 간 학교도 한 바퀴 돌아보았지요.
빨래도 이곳저곳 이적지 던져져 있고
아이들 이름표도 뒹굴고 있었습니다.
남은 한주를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며 정리해야겠습니다.
아직도 계자가 덜 끝난 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334 2007. 9.15.흙날. 비 / 포도따기 이튿날 옥영경 2007-10-01 1374
1333 2007. 9.13.나무날. 맑음 / 남도에서 온 택배 옥영경 2007-09-25 1285
1332 2007. 9.12.물날. 맑음 옥영경 2007-09-25 1263
1331 2007. 9.11.불날. 맑음 / 널 보내놓고 옥영경 2007-09-25 1449
1330 2007. 9.10.달날. 맑음 옥영경 2007-09-25 1311
1329 2007. 9. 8-9.흙-해날. 개고 맑았지요 옥영경 2007-09-25 1295
1328 2007. 9. 7.쇠날. 갰다가 비 / 가지산 1,240m 옥영경 2007-09-23 1429
1327 2007. 9. 5.물날. 비 옥영경 2007-09-23 1120
1326 2007. 9. 6.나무날. 비 옥영경 2007-09-23 1257
1325 2007. 9. 3.달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07-09-23 1226
1324 2007. 9. 4.불날. 비 옥영경 2007-09-23 1106
1323 2007. 9. 2.해날. 흐리다 간간이 비 옥영경 2007-09-23 1140
1322 2007. 9. 1.흙날. 구멍 뚫린 하늘 옥영경 2007-09-23 1296
1321 2007. 9. 1.흙날. 구멍 뚫린 하늘 옥영경 2007-09-23 1207
1320 2007. 8.31.쇠날. 비 옥영경 2007-09-21 1199
1319 2007. 8.30.나무날. 비 옥영경 2007-09-21 1204
1318 2007. 8.29.물날. 비 옥영경 2007-09-21 1267
1317 2007. 8.27.달날. 비 옥영경 2007-09-21 1234
1316 2007. 8.28.불날. 비 옥영경 2007-09-21 1210
» 2007. 8.26.해날. 맑음 옥영경 2007-09-21 12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