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26.해날. 맑음

조회 수 1259 추천 수 0 2007.09.21 07:15:00

2007. 8.26.해날. 맑음


박병철샘이 다녀갔습니다.
오늘자로 물꼬의 과학 수학 객원샘이 되어주셨지요.
선배입니다.
91년에 본 게 마지막이었으니 무려 십칠여 년 만의 해후인가요.
어제 저녁답에 영동역에서 만나 들어와
꼬박 밤을 새웠더랬습니다.
얼마나 그리워했던 그인지요.
지난 달 시카고에 있을 적 형의 소식을 들었고
얼마 전 인쇄한 것 같은 또박또박한 글월을 받았더랬지요.
87년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 2년차 물리학도였던 그는
나이 스물의 제게 막연하게나마 영성에 대해 일깨워 준 스승이었더랬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북한산장에 둥지를 틀고,
전기도 없는 그곳에서 등하교를 하다 93년 떠났다 하니
근 8년을 산에서 보낸 셈이었네요.
히말라야로 가는 게 유일한 소원이었으나
당신 눈 감은 후 가달라는 아버님의 애원에 발을 묶고
경희대와 대진대에서 초빙교수로
그의 말마따나 “서푼 짜리 지식을 밑천 삶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아하, 그 사이 히말라야로 간(?) 그가 출판사 ‘히말라야’를 했던 겁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어서 슬라이드필름으로도 만들어
계절학교의 밤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동화가
바로 그가, 그의 출판사에서, 냈던 거였더이다.
비뚤어진 전문가가 아니라 인문학적인 소양을 두루 갖춘데다
훌륭한 키타리스트이고 그리고 명상가이기도 한 그는
최상의 과학 수학샘이다마다요.
형을 찾았고, 흔쾌히 객원식구가 되어주마셨답니다.

선배를 배웅하고 이제야 돌아다닌 짐을 풉니다.
계자가 훑고 간 학교도 한 바퀴 돌아보았지요.
빨래도 이곳저곳 이적지 던져져 있고
아이들 이름표도 뒹굴고 있었습니다.
남은 한주를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며 정리해야겠습니다.
아직도 계자가 덜 끝난 게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274 2011. 5.15.해날. 맑음 옥영경 2011-05-25 1256
5273 2009. 2.16.달날. 다시 얼고 고래바람 옥영경 2009-03-07 1256
5272 2006.11. 6.달날. 비 옥영경 2006-11-07 1256
5271 5월 12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5-05-16 1256
5270 3월 27일 해날 저녁에 비 옥영경 2005-04-02 1256
5269 8월 30일 달날, 가을학기 시작 옥영경 2004-09-14 1256
5268 2011. 7.26.불날. 흐린 하늘 옥영경 2011-08-03 1255
5267 2009. 4.27.달날. 날 차다 옥영경 2009-05-12 1255
5266 2009. 4.23.나무날. 바람 많은 맑은 날 옥영경 2009-05-07 1255
5265 2008. 5.24.흙날. 맑음 옥영경 2008-06-01 1255
5264 2007. 2. 6.불날. 시원찮게 맑은 옥영경 2007-02-08 1255
5263 116 계자 닫는날, 2007. 1.12.쇠날. 흐려지는 저녁 옥영경 2007-01-16 1255
5262 2006.9.5.불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06-09-16 1255
5261 2005.12.13.불날.맑음 / 노천가마 옥영경 2005-12-16 1255
5260 7월 22일, 샘이 젤 만만해요 옥영경 2004-07-30 1255
5259 7월 20일, 초복 옥영경 2004-07-28 1255
5258 2012 여름 청소년 계자 여는 날, 2012. 7.21.흙날. 갬 옥영경 2012-07-28 1254
5257 2008. 8.20.물날. 갬 옥영경 2008-09-13 1254
5256 2005.10.27.나무날.맑음 / 과학공원 옥영경 2005-11-01 1254
5255 7월 26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5-08-01 1254
XE Login

OpenID Login